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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나도 한몫(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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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색상품 개발에 「피치」>
1억「달러」를 돌파했던 지난 64년11월30일(제1회 수출의 날)당시만 해도 수출상품의 품목 수는 모두 30개에 불과했고 그나마 농수산물 및 광산물이 거의 전부였다. 한데 지금은 품목수가 1천4백여 개, 수출대상 국은 1백36개국으로 늘어났다. 그 중엔 한 척 값이 2, 3천만「달러」나 되는 선박이 있는가 하면 l「달러」도 안 되는 품목이 수두룩하다.
주종품목의 부심도 심해 한 때 합판을 수출한 동명목재가 최다액 수출업체로 각광을 받다가 섬유에 밀려 한일합섬으로 「바통」을 넘겼고 최근엔 중화학제품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과 동시에 삼성물산 등 종합무역상사가 업계를 주도하기에 이르렀다.
큰 흐름은 주종품목들이 좌우할 수밖에 없지만 수출의 대형화 이면에는 몇백 몇천「달러」밖에 안 되는 진귀·이색상품들의 수출도 적지 않은 보탬이 됐다.
대한「제너럴」(대표 홍석성)은 남들이 생각지도 못하던 이색상품에 눈을 돌려 창업 4년도 채 안돼 연간 1백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고 내년엔 2백%가 늘어난 3백만「달러」를 목표로 정하고 있다.
취급상품은 토끼가죽·쥐 가죽 등 모피류. 한 때는 고양이가죽도 취급했다. 쥐 가죽은 75년부터 나가기 시작, 일본·영국에 수출하는데 올 들어 약5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농가에서 곡식을 축내고있는 그 흔한 쥐를 잡아서 가죽을 가공하면 귀중한 외화벌이의 수출상품이 되는 것이다.
수집상들은 농가로부터 마리 당 20원씩에 모아다가 가죽가공공장에 보내 제품을 만들면 이것을 대한「제너럴」에서 마리 당 약1백원씩에 인수, 수출하고 있다는 것. 가공 쥐 가죽은 모피「코트」의 안감으로 쓰인다.

<쥐 한 마리 20원에 사들여>
경범상사(강수실)는 다람쥐·각종 산림종자·오징어뼈다귀·낙엽송 솔방울 등 진귀한 상품만을 취급하고 있다.
낙엽송 솔방울은 올해 약1만kg 1만2천「달러」어치를 수출했고 다른 품목까지 합친 전체실적은 약25만「달러」에 달한다. 낙엽송 솔방울은 주로 서독을 비롯, 「유럽」몇 나라에 수출되는데 「크리스마스」장식용 등으로 사용된다는 것.

<북괴, 다람쥐시장 새치기>
처음엔 산림종자의 일부로 낙엽송종자를 수출하다가 수입상 측에서 채종 후의 솔방울(껍데기)도 보내달라고 주문, 수출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이색상품의 수출이 알려지자 북괴에서 침투, 방해공작을 하면서 싼 가격으로 경쟁수출 하는 바람에 애를 먹었다는 상사 측의 얘기다.
그러한 대표적인 예가 다람쥐. 한국에서 다람쥐를 많이 수출하자 이를 많이 잡을 수 있는 북괴가 뒤따라 대량으로 침투하고 들어와 수출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있다. 외화부족에 시달려 안간힘을 다하고있는 북괴의 실상을 느낄 수 있는 단면이랄까.
산에서 나는 고사리 등 채소류·산나물 등을 수출해온 한전상사(장미인)는 작년만 해도 40만「달러」까지 올렸으나 올해는 실적이 부진한 편이라고.

<떡갈잎·은행잎 약재도>
생약원료 등으로 쓰이는 떡갈잎 등은 올 들어 일본과 미국에 25만3천「달러」어치가 수출됐고 은행잎은 서독으로 1만「달러」어치가 나갔다.
이밖에 ▲대추(수출국은 태국) 9천「달러」▲깻잎과 파 절임(일·미) 9만「달러」▲건쑥(일) 8만「달러」▲넝마(일·미·화란 등) 3만「달러」▲잔디(일·「홍콩」·미) 4만「달러」▲이끼(일·비·미·「벨기에」) 43만「달러」▲돼지털(일 등 10국) 11만「달러」▲메뚜기(일) 1만5천「달러」▲자라(덴마크) 1만1천「달러」▲냉동미꾸라지(일) 6천「달러」 등 외화를 벌어들이는 이색상품은 여러 가지다.
무역진흥공사(KOTRA)의 추산으로는 이러한 진귀상품의 수출액은 올해 약1천만「달러」 에 달한다.
상품의 개발은 국제수요「패턴」의 변화에 민감하게 적용, 이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데서 성패가 가름되는 것.
그래서 상품의 「모델」을 조금만 바꾸거나 편리하게 개선하면 수출신장에 큰 도움이 된다.
신발류를 주로 수출, 1억「달러」탑을 수상한 국제상사는 자동차「액셀레이터」를 밟기에 편리하도록 뒤축이 까진 신발을 새로 개발, 「유럽」시장에 내놓았더니 큰 인기를 끌어 재미를 보고있다는 것.
전자제품분야에서는 요즘 LED「라디오」가 「붐」을 선도하고 있다.
4개월 동안 약1천만원의 비용을 들여 개발한 것인데 이 달부터 본격 수출되리라는 업계의 전망이다. <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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