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 6명 있어요" 희생자 사칭 허위글 유포자 알고보니

중앙일보

입력

세월호 침몰 다음날인 17일 오전 실종자 가족이 모여있는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이 크게 술렁였다. 한 페이스북에 올라온 메신저 내용 때문이었다. 실종된 안산 단원고 학생 한모(17)양의 이름으로 올라온 글엔 "제발 이것 좀 전해주세요 지금 저희 식당 옆 객실에 6명 있어요. 폰도 안되여 유리깨지는 소리 나구요. 아무것도 안보여요. 빨리 구조해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이 글은 SNS(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타고 확산됐다. 경찰은 "한 양의 휴대전화 이용내역을 조회한 결과 16~17일엔 사용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가 승객들의 생존사실을 은폐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한양의 시신은 지난 21일 수습됐다.

이 메시지는 허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3일 이 글을 유포한 대학 휴학생 김모씨를 전기통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거해 조사중이다. 김씨는 지난 17일 새벽 한 양의 페이스북 사진과 GPS 위치정보 등을 허위로 편집한 글을 자신의 또 다른 페이스북 계정에 올렸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김씨가 자신의 글을 읽고 ‘좋아요’를 많이 눌러줄수록 페이스북 계정 단가가 올라간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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