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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5개년 계획 조정안…각계의 의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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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부는 연평균 성장률 9.2%, 물가상승률(GNP디플레이터) 8.8%를 기본 골격으로 한 4차 5개년 계획안을 마련했다. ①이 4차 5개년 계획의 기본방향이 과연 타당한 것이며 ②수출주도의 경제성장을 지속해야 하는가 ③또 투자재원 조달을 어떻게 하며 ④4차 5개년 계획에서 꼭 고려되어야할 점이 무엇인가에 대해 각계의 의견을 모아본다. <편집자 주>

<성장률 9% 책정은 모험 외자 의존방식 탈피해야>
◇이규동(경제평론가)
①우리경제의 해외의존도가 80%에 달하는데 이 같은 구조아래서 연평균 9%의 성장을 지속한다는 것은 모험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까지의 고도성장이 국내정책의 성공 때문이라기보다 해외여건에 의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는데 앞으로 해외여건이 안정적이라고 보고 높은 성장목표를 책정하는 것은 건전한 태도가 못된다.
②성장률을 높이려면 수출주도에 의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내수중심산업으로 고도성장을 이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③투자재원조달의 가장 바람직한 형태는 가계예금을 늘리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재정·금융·「패턴」은 이제까지 선 투자·후 저축의 형태를 취했고 사후저축은 물가상승이나 외자도입에 의해 보전되는 형태를 취해왔다.
가계저축을 늘리려면 소득의 편중을 시정해야 하는데 현시점에서 볼 때 앞으로도 과거방식대로 외자도입 등에 의존하는 조달「패턴」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본다.
④고성장·고투자를 생활수준향상에 어떻게 연결시키느냐가 문제다.
중하 층에 개발성과 소득증대효과가 파급되도록 하는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하겠고 성장보다 공해 등 생활환경의 파괴를 막아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배려가 있어야겠다.

<물가 8.8% 억제 벅찰 듯 수출 부가가치를 올려야>
◇박세근(대한상의 이사)
①9.2%의 성장률은 타당한 선이라고 보나 8.8%의 물가상승률은 현실적으로 봐서 유지가 벅찬 것 같다. 그러나 당초 시안보다 성장률과 물가를 현실에 접근시킨 것은 옳다고 본다.
②9.2%의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선 계속 수출주도정책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수출 부가가치를 얼마나 올리느냐에 있다. 수출 가공도를 높이기 위해선 기술수준의 향상과 산업구조의 개선이 필요하다.
③내자조달의 달성 여부는 4차 계획의 성패를 가늠하는 요인인데 이를 위해선 소비수준의 저하, 내핍·물자절약과 특히 기업저축의 제고가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투자재원 중 국내저축의 비중을 90% 이상으로 높게 잡은 것은 약간 야심적인 것 같다. 양질의 차관이라면 해외저축을 다소 늘려도 무관하다고 본다.
④강제저축의 증대에 비례해서 국민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사회보장·보건·상하수도 보급 등 보다 실질적인 생활환경의 향상과 소득의 균형적 배분에 신경을 써야할 것이다.

<과제는 물가안정·내자동원 불리한 차관은 대환 하도록>
◇박기순(한국은행 특수연구실장)
①4차 계획의 기본골격은 유류 파동 이후 착실한 경제성장 실적과 잠재력, 그리고 물가의 안정화 경향을 현실적으로 잘 조화시켰다고 본다.
②자원이 적고 양질의 노동력이 풍부한 우리 나라에서 고용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수출주도정책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 수입의존도가 우리보다 높은 나라도 있다. 우리는 이미 유류 파동과 같은 심한 경제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③4차 5개년 계획 중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물가안정·내자동원·수출목표 달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목표 달성을 위한 통화정책면의 배려로 통화의 안정적인 공급과 탄력적인 운용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해외저축률을 낮추고 국내저축률을 90%까지 끌어올리는 것은 매우 야심적인 목표라고 생각되나 기어이 달성해야할 것이다. 한편 앞으로 무역수지가 개선될 것이므로 이미 도입된 불리한 차관 등을 유리한 조건의 것으로 대치해야 한다.
④물가안정의 달성은 국민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 될 것이다.
한편 수출주도정책을 지속할 경우 기술의 혁신과 품질의 고급화가 더욱 요망되므로 임금노동자의 실질임금 향상에 배려를 해야할 것이다.

<수출지원정책 유지되고 사회 보장책 더 개발돼야>
◇김정렬(전경련 이사)
①고용을 계속 늘려가야 할 형편이므로 9.2% 정도의 성장은 불가피하다. 8.8%의 물가상승률 유지는 해외물가동향에 달려있는데 해외물가가 연율 6% 정도 오른다고 볼 때 국내에서는 상당한 긴축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아무래도 8.8%의 물가안정은 다소 회의적인 목표인 것 같다.
②지속성장을 계속 수출이 끌고 갈수밖에 없어 수출주도는 불가피한 방향이다, 그러나 수출을 계속 늘리기 위해선 수출지원책의 유지와 수출산업 내부경영구조의 취약점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③내자조달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선 민간의 제도적 저축에 대한 실질금리의 보상·교육비지출의 구조개선·소득수준의 향상에 비례한 저축률의 증가가 필요한 것이다.
해외저축비중을 10% 이하로 낮추기 위해선 시설·원자재의 자급도가 실질적으로 높아져야 한다. 26.2%의 투자율은 산업고도화 측면에서 다소 낮게 책정된 감이 있다.
④조세부담률이 높아지면 가처분소득이 적어지는 것을 감안, 국민들의 지출 면에서의 의료·교육비 등을 줄일 수 있는 균형적인 사회 보장책이 더 개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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