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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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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통령은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아가야, 매일 밤 자기 전에 제발 저를 대통령으로는 만들어 주지 마시오 라고 하느님께 기도하라』고 타일렀다 한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자리가 미국대통령이다. 「존슨」과 같은 담대한 「텍사스」사나이도 대통령이 된 다음엔 불안 때문에 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아이젠하워」도 긴장을 풀려고 거의 매일 밤 영화를 봤다.
『그는 승리에 들떠 있었다. 동시에 깊이 감동하고 있었다. 그러나 뭣보다도 지쳐있었다. 아무도 만나지 않고 실컷 잠자고, 가족들과 함께 평화로운 생활이 갖고싶었다….』
「케네디」의 측근이던 「소렌슨」은 「케네디」가 선거에서 이긴 날 밤의 광경을 이렇게 묘사했었다.
그러나 대통령당선자에게는 쉴 사이도 없다. 대통령 취임식까지는 72일.
그동안에 행정부를 짜고 백악관 직원을 정하는 등 1천 개에 이르는 요직의 인선을 해야한다.
논공행상도 있어야겠고, 앞으로의 정책결정도 해야겠고….
「카터」는 지난 7월초부터 38세의「잭·워트슨」을 수반으로 하는 정책기획실「팀」15명을 뽑아놓았다.
이들은 이미 1천 명 이상의 인재를 「컴퓨터」로 가려내어 「카터」에게 명단을 제출한 바 있다.
정권인수 준비를 위한 「카터」의 중앙사령부는 「뉴요크」시내의 「아메리카나·호텔」 21층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 주인들이 바로 평균 연령 39세의 「조지아·마피아」들이다.
「케네디」때는 소위 「하버드·브래인」들이 주역을 맡았었다. 「존슨」때는 「텍서스·그룹」, 「닉슨」때는 「캘리포니아·마피아」였다. 「조지아·마피아」의 9명 중 8명이 「조지아」주 출신이다. 영국 태생의 나머지 한 사람도 대학은 「조지아」를 나왔다.
이들은 모두 정치가로서는 완전한 「아마추어」들이다. 「캘리포니아·마피아」와 똑같다. 따라서 혹은 이들이 똑같은 탈선을 저지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없는 것이 아니다.
이미 이들은 「포드」대통령의 보좌관들과 정권이양에 관한 「델리키트」한 문제를 가지고 토의에 들어갔다. 미국에서도 정권교체는 반드시 순조롭지만은 않다. 가장 「스무드」했던 것은 「아이젠하워」·「케네디」때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 때에는 「아이젠하워」는 출마를 하지 않았었다. 떠나는 쪽에서 고의적인 방해를 하는 경우도 많은 것이다.
인지상정이니 어쩔 수도 없을 것이다. 「포드」는 패배시인 연설을 직접 하지도 못했다. 그만큼 지쳐있는 것이다. 그만큼 씁쓸한 감정과 괴로운 심리는 아무도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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