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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여왕 "영국 국민과 함께 기도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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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세월호 구조 소식이 들리지 않아 전 국민의 마음은 안타깝다. 20일 안산 중앙역 광장에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바라며 시민들이 쓴 쪽지가 붙어 있다. [김성룡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해 세계 각국이 애도의 메시지를 표했다. 또 부활절인 20일 전국의 성당과 교회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9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Pontifex)에 “한국 여객선 재난의 피해자와 그 가족을 위해 기도하는 데 동참해달라”는 글을 올렸다. 교황의 트위터 팔로어(구독자) 수는 약 393만 명이다. 교황은 17일에도 주한 교황대사관을 통해 공식 위로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사진) 여왕은 우리 정부에 위로 전문을 보내 “특히 많은 희생자가 어린 학생들이어서 슬픔을 금할 길 없다”며 “필립 공과 저는 대통령과 대한민국 국민에 대해 위로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영국 국민은 이번 사고로 인한 사상자와 실종자 및 그 가족들과 마음으로 함께 하며 기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머런 총리도 “영국은 피해자와 구조작업에 참여 중인 분들과 마음으로 함께할 것”이라고 위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많은 어린이와 학생이 포함돼 있는 세월호 침몰 희생자들에게 깊이 애도를 표한다”는 위로 전문을 보냈다.

 달라이 라마도 19일 티베트 망명정부의 공식 한국사무소를 통해 “너무나 많고, 너무나 어린 생명을 잃은 가족과 친구의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의 비극이다. 그들 모두를 위해 기도한다”고 애도를 표했다.

 부활절을 맞아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2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가회동성당에서 700여 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부활 대축일 미사’를 집전했다. 염 추기경은 “세월호 희생자들과 실종자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 아픕니다. 특별히 부모님들의 마음을 하느님께서 위로해 주시기를 기도합시다”며 애도했다. 개신교계는 이날 오전 5시 서울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1만여 명이 참석해 ‘2014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를 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연합예배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고귀한 생명을 잃으신 분들과 유가족, 실종자와 가족들, 그리고 슬픔에 젖은 국민에게 하나님의 위로의 손길이 함께하시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연합예배에서 대표설교를 맡은 김장환(극동방송 이사장) 목사는 “예수님은 사망 권세를 이기시고 부활의 첫 열매가 되신 줄 믿는다”며 “진도 앞바다에 있는 분들에게도 산 소망을 주실 것을 우리가 믿고 기도하자”고 했다. 불교 조계종은 부처님오신날(5월 6일) 행사를 대폭 축소할 예정이다. 가장 큰 볼거리인 연등회 행사도 규모를 줄이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한다. 원불교는 18일 서울 흑석동 원불교서울회관에서 500여 명이 참석해 특별기도식을 열었다.

 각종 행사·공연·경기의 취소와 연기가 이어졌다. 서울시는 20일 열릴 예정인 ‘광화문 희망나눔장터’ 행사를 취소했다. 한국마사회(KRA)는 20일 예정이던 서울과 제주 경마를 비롯해 25~27일 경마 휴장을 결정했다. 23~24일 경정, 25~27일 경륜 경주도 취소됐다. 리듬체조 손연재는 갈라쇼(26~27일)를 9월 아시안게임 이후로 연기했다. 이랜드그룹은 2만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던 마라톤 대회(20일)를 무기한 연기했다. 삼성 에버랜드의 벚꽃 축제(18~20일)도 취소됐다. 가수 이문세는 19일 예정됐던 천안 콘서트를, 이승철은 강릉 콘서트를 취소했다. 인순이·이정·장기하와 얼굴들 등도 콘서트를 취소 및 보류했다.

 한편 기업들의 생수·라면·빵 등 생필품과 담요·약품 등 구호품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지원 사실을 외부에 알리는 일은 삼가는 분위기다. ‘소리 없는 지원’이 늘면서 진도체육관의 실종자 가족과 구조대원·자원봉사자 등을 위한 생필품 공급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글=백성호 기자, 런던=고정애 특파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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