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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길 걷는「대전 서문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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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때 전국의 상권을 주름잡던 대구시 서문시장이 70년대로 접어들면서 점점 쇠퇴해 가고 있어 옛 전성기의 시장모습을 찾아볼 길이 없게 되었다.
서문시장은 60년대까지 전국 포목·직물 류 거래의 60%선을 차지해 봤으나 요즘은 10%밖에 되지 않고 있어 전국규모이던 시장기능이 대구시와 도내 일부지역에만 미치고 있다.
서문시장의 이같은 상권약화는 경부·호남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영·호남지방의 상인들을 서울·부산 등지로 빼앗긴 데다 60년대 이후 4차례의 큰 화재 등 의적요인을 들 수 있다.
이밖에 대구제품이 서울·부산지역의 제품보다 질이 떨어지고 제조업체의 영세성으로 인한 가격「덤핑」, 소비자에게 성실하지 못한 상인들의 상술 등 내적 요인이 생겨 시장은 침체 일 로에 빠져들었다.
서문시장은 대지 6천3백38평에 연건평 1만4천4백98평으로 4천3백45개의 점포가 있으며 이 가운데 포목점 1천1백48개, 섬유류8백56개, 피복·침구 1천65개 등 이 전체점포의 71%를 차지하고 있어 이들 포목·직물·미복의 쇠퇴는 바로 서문시장전체의 쇠퇴와 직결된다.
서문시장 포목상조합상무 안도욱씨(53)는『대구지방생산업자들이 대부분 영세업자인데다가 이들이 서로 다른 업체의 제품을 모방, 가격「덤핑」을 하는 등 과당경쟁을 벌여 다른 지방상인들이 저질 제품과 가격불안정을 우려,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했다. 안씨는 이어『돈을 번 상인들이 모두 서울·부산으로 빠져나가 도매상의 약화를 초래하고 있는 데다 서문시장 상인들의 담 세율이 서울지방보다 높기 때문에 상인들을 보호, 육성하기 위해서는 과세 면의 혜택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모직 서문로 출장소 기외호 소장은 서문시장 직물상인들의 판매대장은 대구시가 60%, 경북도내 30%, 그리고 타도판매는 불과 10%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직물시장은 75년 11월20일의 대 화재로 큰 상인들의 세력이 약화된 터라 자본금 5백 만원 정도의 영세상인들이 시장주변에 난립하여 화재 후 10개의 점포가 늘었으며 앞으로도 10여 개의 점포가 더 늘어날 예상으로 이들간에 과당경쟁이 치열해지면 고객들에 대한 신용은 떨어지지 않을까 상인들은 걱정한다.
직물 부의 경우 상권회복을 위해서는 행정당국이 시장주변의 노점과 소방도로를 점하고 있는 임시시장건물을 철거, 봇짐장사 형태의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대「메이커」에서는 영세 점에 대한 공급을 제한함으로써 건전 시장육성을 한다면 옛날의 상권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상인들은 내다보고 있다. <대구=김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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