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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되자 「베스트셀러」로-불 대통령의 『프랑스민주주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드골」파(VDR·민주공화국연합)로 부터는 사회민주주의로, 좌파로부터는 보수자본주의로 비난받는 「지스카르-데스뎅」불 대통령의 정치이념은 무엇일까?
지난 11일 「지스카르」 자신이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대통령 취임 후 구상해온 끝에 직접 집필한 첫 저서 『「프랑스」 민주주의』가 이날 시판되었다. 그러나 「지스카르」는 대통령이 쓴 책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시민「지스카르」가 낸 저서로 인정해주기를 희망, 내용보다도 주변얘기에 더욱 인기를 모으고있다.
『「프랑스」민주주의』는 이 나라 특유의 얽히고 설킨 착잡한 사회상을 깊이 파헤치면서 개혁방향을 제시했는가하면 「드골」 「퐁피두」 등 전임자의 꿈이기도 했던 서구통합 및 건설에 관한 구상도 피력했다.
내용면으로 보아 정부간행물로 나와야 온당한 것이지만 「지스카르」는 일반출판사에 원고를 맡겼다. 「프랑스」공산당의 거물이며 얼마전 죽은 「자크·뒤크로」의 전기를 출판한 것으로 유명한「파이야르」출판사에 원고를 넘기고 그 자신이 원고교정을 끝까지 본 이면에는 어디까지나 내용이 개인견해란 소박한 이유도 있으나 작가가 되고싶은 열망도 담겨 있을 것 같다.
1백82「페이지」의 『「프랑스」민주주의』는 책방에 나오기 전에 주문 받은 것만도 무려 15만부이며 10월 하반기 「베스트셀러」가될 것이 명백해졌다. 또한 이미 영어·「스페인」·「아랍」어로 번역이 거의 끝나 「마이야르」출판사는 공전의 재를 할 판이다.
「지스카르」는 이미 권당 15「프랑」(1천5백원)짜리 책으로 막대한 돈을 번셈이다. 하지만 『사리사욕은 구역질난다』는 이유로 번 돈을 한푼도 받지 않고 자선사업기관에 줄 작정이라는 측근의 설명이다.
이 책에서 「지스카르」는 「프랑스」를 『현명하고 주도면밀하며 야심적이고 친절하지만 개인주의에 지배되는 나라』라고 묘사했다.
「프랑스」국민에 대해서는 『전통적으로 조용하고 전원적인 「프랑스」를 유지하면서 점점 더 잘 살기를 갈망하고 있으나 그러기 위해서는 변화가 있어야한다는 엄연한 당위를 인정치 않으려는 경향이 너무나 짙다』고 비판했다.
내용의 사전누설을 막기 위해 출판사측에서는 공산당계 노동조합원(CGT=노동총연맹)이 없는 인쇄소를 고르느라 진땀을 뺐고 신문기자들에게 원고가 복사 내지는 베껴지지 않도록 철저한 보안고치(?)가 강구됐다는 것.
「지스카르」의 의도야 어떻든 이 책을 놓고 「드골」파는 그들대로, 좌파는 좌파적 관점에서 찬반논평이 빗발칠 것 같다.
만일 이 책에 대한 비판이 치열할 경우 「지스카르」는 조용히 경청하면서 이 「비판에 대한 비판」을 다시 집필, 제2의 저서로 내놓겠다고 말한다.
『「프랑스」민주주의』의 결론을 옮겨보면-.
『하나의 「슬로건」속에 「사회계획」을 포함시키지 못할 것은 사실이다. 비난 혹은 찬사? 우리는 일원적·중앙집권적·단순화된 체제를 선택함으로써 자유와 책임의 다양성을 바랄 수 없으며 지역생활과 산업계의 자율성에 우선권을 줄 수도 없고 각자가 그의 생활영역을 보호할 수도 없다.』 【파리=주섭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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