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프』공장 폐액서 향료를-남궁식 교수<서울대> 생산방법 고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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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펄프」공장에서 버리는 시커먼 폐액을 이용하여 「바닐린」향료와 가성「소다」를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하천의 오염도를 감소시킬 수 있는 새로운 「펄프」공장 폐수처리법이 최근 남궁식 박사(47·서울대 공대 화학공학과 교수)에 의해 개발되었다.
이로써 「크래프트·펄프」(비료·설탕 등의 포장지의 원료)공장의 증해반응 과정에서 나오는 흑액이 고가의 물질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자원으로 각광받게 됐다. 이같은 획기적인 성과는 오는 22, 23일 울산에서 열리는 대한화학공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될 남궁 박사의 논문 『「크래프트·펄프」흑액의 재자원화에 관한 연구』에서 밝혀졌다.
「펄프」폐액은 많은 유효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외국에서는 「바닐린」제조·연료용 등으로 사용하고있으나 우리나라는 설정에 맞는 이용법을 몰라 그냥 하천으로 홀려보내고 있어 자원의 낭비일 뿐만 아니라 이 공장을 끼고있는 서울중랑천은 물론 한강을 오염시키고있는 실정.
이 폐액은 반응기에서 나올 때는 BOD(생화학적산소 요구량)가 무려 44만PPM이나 되고 하천으로 배출될 때도 2백50배로 희석되지만 1천7백60PPM이나 되어 주요오염원이다.
「크래프트·펄프」의 성분은 「셀룰로즈」가 55%, 「리그닌」(나무의 목질화를 돕는 일종의 성형제)이 30%, 기타 「헤미·셀룰로즈」와 수지가 15%정도로 여기서 나오는 흑액 속에 포함된 「리그닌」수도체로부터 「바닐린」을 비롯해서 염결제·고무보강제 등 각종 화학제품을 얻은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스크림」·담배 등에 쓰이는 향료로 광범위하게 쓰이고있는 「바닐린」은 천연적으로는 「바닐라」라는 식물에서 얻기도 하지만 공업적으로는 이미 1935년 독일의 「지머만」이 「펄프」공장에서 배출되는 흑액을 공기로 부분 산화하여 추출·증류·재결정 등 화학공정을 거쳐 제조하는 방법을 최초로 개발. 그후 56년에는 「죄렌젠-메럼」법이 개발. 현재 이용되고 있으나 1일 「펄프」사용량3백t이상의 대규모적인 것이어서 20t정도인 우리나라의 실정으로는 맞지 않다.
이에 착수한 남궁 박사는 자신이 지난6월에 개발한 SNU「프로세스」(공장폐수로부터 가성「소다」를 회수하는 방법)를 이용하여 3개월만에 「바닐린」제조법을 개발한 것이다. 이 방법은 소규모는 물론 우리나라에서 추진하고있는 중문규모의 공장에도 이용할 수 있다고 남궁 박사는 주장한다.
제조방법은 폐액을 가성「소다」와 황화「나트륨」으로 가수분해시켜 여기서 나온 「나트륨·리그닌」을 탄산「개스」와 물로 탄산화시켜 「리그닌」을 만들고 이를 부분 산화하면 「바닐린」이 된다는 것. 또 「리그닌」에 탄산「소다」를 넣어 석회유로 가성화공정을 거치면 가성「소다」를 얻을 수 있는데 이는 다시 가수분해용으로 쓰게된다.
남궁 박사의 계산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크래프트·펄프」의 체조원인 S「펄프」사의 1일 「펄프」사용량은 20t으로 「리그닌」질로 환산하면 약 10t이 되고 최종 회수율을 10%로 잡아도 1일1t(약1천4백만원)의 「바닐린」생산이 가능하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바닐린」은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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