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그림이 너무 많다" 골치 앓는 이응노 화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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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파리=주섭일 특파원】「파리」에 머무르고 있는 이응노 화백이 서울에서 나돌고 있는 자신의 가짜그림에 골치를 앓던 끝에 그 퇴치를 호소하고 있다.
최근 불어온 미술「붐」때문에 서울엔 작고 작가나 인기 있는 생존 작가의 가짜그림이 적지 않게 나돌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화랑 측에서 반발하는 것이 두려워 그대로 덮어두는 것이 보통이라는 것.
그러나 이 화백은 『내 그림의 순수성과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가짜를 찾아내 공 표하겠다』고. 그는 서울에서 나돌고 있는 자신의 그림들을 일일이 사진 촬영해 그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
현재 그가 찾아낸 가짜그림은 6점. 서울광화문의 M표구사에 나와 있는 8폭 병풍, 이대입구 Y화랑의 유화로 된 기러기 그림, 또 다른 어떤 화랑의『매화』등은 모두「고암」또는 「이응노작」이라는 낙관까지 찍고 있으나 가짜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한다.
또 지난여름 C「호텔」화랑·M표구사·M회관에 걸려 있던 3점의 황소그림도 모두가 가짜였다고. 이씨는『밝혀진 것이 이 만큼이니 얼마나 더 많은 가짜가 있을지 걱정』이라며 화랑 측에서 내 그림을 불매하게 되더라도 선의의 피해자를 위해 사실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고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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