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마킹] 한솔제지 '바로바로 포상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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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한솔제지 장항공장 이가영 사원은 재활용 전도사로 꼽힌다. 회사 주변의 폐기물 처리장소에 버려진 쓰레기도 그의 손을 거치면 요긴한 제품이 된다.

최근엔 고철 덩어리를 활용해 예쁜 꽃병을 만들어 사무실 분위기를 바꾸었다. 이를 지켜본 정동원 팀장은 그 자리에서 李씨를 불러 상을 줬다. 부상은 2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이다. 액수는 작지만 상을 받는다는 것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한솔제지는 2000년 하반기부터 선행을 하거나 경영개선 활동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내 주변으로부터 칭찬을 받는 직원들에게 그때 그때 상을 주는 '바로바로 포상제'를 운영하고 있다.

예전엔 분기별로 우수사원을 뽑아 시상을 했다. 하지만 이 상은 업적 위주로 주어 눈에 띄지 않게 회사일을 거드는 사원들에겐 수상 기회가 적었다.

특히 시상위원회 등을 열어 포상자를 선정하기 때문에 상을 주는 시점이 업적을 올린 때와 시차가 벌어져 빛이 바랠 수밖에 없었다. 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직원들이 추천하면 팀장이나 부서장이 자신의 판단 아래 상을 주도록 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장항공장 임직원의 30%는 2년째 월급의 1%씩을 떼이고 있다. 경영지원틴 오세안 주임이 "샐러리맨들도 사회에 이바지해야 한다"며 "불우이웃 돕기 기금을 조성하자"고 제안한 후 석달 만에 3백여명이 '1% 나눔운동'(사진)에 동참하고 있다. 선행 사례로 뽑혀 이 사원은 상을 받았다.

바로바로 포상제가 자리를 잡으면서 직원 간에 칭찬하는 분위기가 번져 임직원의 화합에도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 한달에 20여명씩 상을 받기 때문에 지금까지 1백여명이 상을 받았다.

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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