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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최고위원에 나섰는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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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민당전당대회가 나흘 앞으로 박두하자 「대표」와 최고위원고지를 향한 후보들의 질주는 밤낮의 구별조차 없다. 아직은 후보 중에 누구도 자신이 낙선권에 있다고 보지 않고 있다. 그래서 각 후보가 장담하는 예상 표를 합치면 1천5백여표, 7백73명 대의원의 배에 이르는 상태.
몇 가지 설문에 대한 후보들의 답변을 중심으로 각자의 표밭사경·전략 등을 알아본다.

<"고정 표만으로도 승산">당선을 자신하는 근거는
유치송(주류) 고흥문 이철승(비주류) 후보가 고정표를 근거로 하고있다. 이 의원은 자파가 당내 제1의 고정표를 갖고 있다며 『고정표의 간수만으로도 승산이 확실하다』고 자신 만만. 주류표를 배당 받아 출마한 이충환 김재광 의원도 주류의 고정표를 믿고있고 신도환(비주류)후보도 자신이 거느려온 신우회의 고정조직이 기반. 김원만(비주류) 후보는 화요회의 고정표를 60여 표로 계산하고 출발했다.
주류공천을 받지 못하고 독자 출마한 최형우 후보도 고정표가 40표는 된다고 주변에선 분석하고 있으며 평소 고정표 관리에 소극적인 정해영(비주류) 후보는 74년 1백28표를 얻은 득표실적이 있고 그가 휘두르는 금력공세는 자타가 인정하는 「메가톤」급 무기. 「당의 개혁과 변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있는 김상지 후보는 명분파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대체로 주류후보들이 1백20표정도 확보된 표를 지키는 방어인데 반해 비주류 후보들은 표의 가산을 노려 공세를 취하는 것이 기본작전.
표 가르기도 심해 신도환 후보는 고진산과 자신의 관계를 상기시키면서 견지동우회 세력으로 표 갈퀴를 들이밀고 있으며 이철승 후보는 「호남에서도 한사람 내야한다」고 지연에 호소.

<"대의원 만나기 쉬워 좋다">각파 득표활동의 분위기를 어떻게 보나
이충환 유치송 의원 등 주류 후보들이 금전공세가 성행하고 있다고 불만이나 정해영 고흥문 신도환 의원이 『대체로 평온하다』고 평가. 그러나 같은 비주류의 이철승 후보는 모략·중상과 매표행위 등 반칙이 자행된다고 지적했으며 김원만 후보는 물량공세를 규탄하면서 수신제가를 역설한다.
김상현 최형우 후보도 매표·중상을 성토.
아무리 『돈이 없어 고민』이라고 엄살을 떠는 후보도 추석 떡값으로 지지 대의원에게 1만∼2만원씩은 예외 없이 살포.
다만 최형우 김상현씨 등이 이런 측에 끼지 못하는 후보군.
반칙으로 거론되는 것 중의 또 하나가 「월경득표」.
득표전이 가열됨에 따라 월경시비가 한두건씩 늘어나고 있어 초반에 정해영 후보가 이철승 후보계인 송원영 의원 지구대의원을 접촉했대서 말썽을 빚었고 주류표를 할당받은 이충환 김재광 후보간에도 이런 마찰이 있어 광화문본부(김영삼씨 사무실)에서 조정에 애를 먹었다는 후문.

<계파정치 싸고 이론분분>계파정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주류의 김영삼 이충환 유치송 후보가 계파 정치의 지양을 강조하고 있고 특히 김씨는 계파간의 대립이 당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역설.
비주류에서는 유독 정해영 의원이 계파존재의 가치성을 강하게 부정하면서 이번 대회가 끝나면 각 계파는 발전적인 분해작용을 하리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철승 김원만 고흥문 신도환 후보 등 비주류 「보스」들은 계파의 존재는 보수정당에서 물가피한 현상이라고 두둔.
이들은 대회 후에도 계파간에 변화가 없으리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최형우 후보는 계파를 보수정당의 병폐라고 단정했고 김상현 후보는 계파존재에 긍정적이면서도 명분과 가치관의 지표를 갖는 계파가 되어야한다고 부연했다.
이들의 견해와는 상관없이 많은 당원들은 최고위원들은 당권을 7분의1씩 균??하기 때문에 계파가 5∼6 개로 정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 운영방침엔 명언속출>최고위원으로서 역점 둘 당 운영방안
나중에 그대로 실천할지 여부는 둘째치고 후보자들은 모두 공자 말씀을 능가하는 당 운영방안을 쏟아놓고 있다.
△김영삼 후보=첫째 융화 단결, 둘째 질서와 기강 확립, 세째 강력한 대여투쟁, 네째 당의 체질개선.
△이충환 후보=안정세력 기반 위에 정책정당의 면모를 갖추고 추락된 당 위신회복에 역점.
△김재광 후보=김영삼 대표를 중심으로 수권태세를 위한 체질개선.
△유치송 후보=인화·단결·호담의 정신으로 당 운영.
△김원만 후보=야 당성회복· 국민적 국가적 차원에서 대여투쟁.
△정해영 후보=조각난 당의 역량을 집약·나누어 먹기식 당 운영지양.
△이철승 후보=I당 내 다원세력의 합리적인 통합을 기반으로 수권자세 정비. 당의 현대화작업을 위해 각계의 두뇌를 동원하여 정책개발·실임 있는 야당육성.
△고흥문 후보=당 체질강화·당원 사기 진작·당의 성장.
△신도환 후보=당원간의 상호이해 증진과 인간성회복·언행일치의 정치형태확립·실효성 있는 대여투쟁으로 정권 교체 기반 구축.
△김상현 후보=당내 민주주의·능력 따라 당 간부 선임 및 당원 교육을 통해 세대교체.
△최형우 후보=국민과 가장 밀접한 일선 당원들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상향식당운영.

<당대표출마는 4명 정도>대표에 나설 생각을 갖고 있는가. 왜?
11명의 대표 및 최고 위원 후보들 중 적극적으로 당대표로 나설 듯을 밝힌 사람은 4명, 다소 모호한 답변이 3명, 않겠다는 사람이 4명이다.
이번 당 대회에 후보로 나선 김영삼씨는 물론이고 비주류의 정해영 의원은 『최고 위원 선거에서 최고득표를 하면 나서겠다』고 했고 고흥문씨도 『과거 당권 경쟁에 나섰던 사실을 상기해 주기 바란다』고 말해 여건이 갖춰지면 나선다는 듯을 명백히 했다.
이에 비해 이철승씨는 『지금으로서는 뭐라고 할 수 없다…』, 김원만씨는 『야심이 없다…당대표는 자신의 욕심보다 타천의 인물 이어야한다』,신도환씨는『당원의 의사 결정에 따를 뿐』이라고 해 소극적인 답변.
김상현씨는 『…언젠가 나서겠다』는 적극적이면서도 모호한 답변.
반면 주류측 최고위원 후보인 이충환 김재광 유치송 최형우 의원 등 4명은 한결같이 않겠다는 태도다.
당대표에 나서겠다는 변도 각양각색.
김영삼씨는 답변할 필요도 없다는 뜻인지 대답을 하지 않았고 정해영씨는 『당내 양극 상태에 있는 두 세력의 융합을 위해 내 주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응답. 고흥문씨는 『…당의 체질 강화와 성장의 밑거름이 되기 위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이런 응답에도 불구하고 이철승 김원만씨 등은 비주류 결의가 있었던 것처럼 최고득표를 할 경우 어김없이 출마한다고 봐야할 것 같다. <이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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