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의 가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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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기타는 고 인도어로 「찰탈」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다. 「찰」은 4, 「탈」은 현이란 뜻이다. 기타의 기원에는 여러 설이 있지만 16세기까지만 해도 4현이었던 것이 분명하다.
바이얼린의 명장으로 유명한 스트라디바리는 기타도 만들었다. 그것은 만돌린 식으로 된 5열의 복현이었다. 곧 줄이 10개나 있었다.
기타가 오늘날처럼 6단현으로 된 것은 18세기말부터인 것 같다. 가난했던 슈베르트는 피아노를 살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기타를 켜며 작곡했다. 이때 쓴 악보를 봐도 6현인 게 틀림없다.
지금 남아있는 기타의 명곡들도 모두 6현의 기타를 위한 것들이다. 당초에는 바이얼린 주자도 기타를 켰다. 가령 파가니니도 기타의 명인으로 여러 명곡을 남기기도 했다. 슈베르트는 물론이요, 베버도 기타의 애호가였으며 기타를 위한 실내악을 작곡하기도 했다. 또한 롯시니는 가극 『세빌랴의 이발사』속에서 기타를 쓰고 있다.
기타는 음색이 부드럽고 아름다운 여운이 있다. 또한 하프와는 달리 자못 감상적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악기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이다. 다만 음역이 피아노보다 좁고 또 음량이 바이얼린만큼 크지 못하다.
이래서 한동안은 기타음악이 쇠퇴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베를리오즈와 바그너가 「소관현악」이라고까지 말한 기타의 세계를 사람들이 어제까지나 잊을 수는 없었나 보다.
기타음악에 르네상스를 가져온 것은 스페인의 타르레가로 여겨지고 있다. 그는 기타가 피아노보다 음색이 다채롭고 미묘한 뉘앙스에 풍부하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또한 기타만이 가질 수 있는 표현법을 개발시켰다.
20세기의 위대한 기타주자는 거의 모두가 타르레가의 영향을 받았다. 세고비아도 예외가 아니다. 이들은 기타를 클래식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악기로 만들어 놓았다.
말러도 제8교향곡에서, 그리고 쇤베르크는 4중주곡에 기타를 넣어서 작곡했다.
멀지않아 우리나라를 찾아올 로스·인디오스·타바하라스는 기타의 세계를 속속들이 보여줄 모양이다.
기타의 주법에는 원래가 고전주법과 플라멩코 주법의 두가지가 있다. 그러나 타바하라스는 고전주법을 쓰면서도 자세는 그렇지가 않다. 이들의 폭넓은 예술성과 대중성을 말해주는 것만 같다.
가뜩이나 감상에 젖게되는 가을에 이들이 얼마나 우리 마음을 달래 주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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