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캥거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뛸 때는 두발, 설 때는 세발, 누워있을 때는 네 발이지만 막상 걸을 때는 다섯 발이 되는 동물.
암컷은 배 앞부분에 보육낭이 있으며 그 속에 4개의 젖이 있어 어린 새끼를 이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닌다.
뒷발이 앞발보다 3배정도 길고 튼튼하며 꼬리도 발달하여 뒷발 보조역할을 한다.
뒷발의 점프력은 대단하다. 달릴 때의 보폭(보폭)은 9∼10m나 돼 속도는 시속 45㎞.
캥거루는 발정기가 되면 수컷끼리 쟁패전을 벌이는데 싸우는 모습이 권투시합과 비슷하다.
뒷발과 근육이 많은 꼬리로 3각 지주를 만들어 몸을 꼿꼿이 세우고 적수끼리 마주보고 앞발로 상대의 가슴을 쳐 땅에 쓰러뜨리면 승자가 되는 것.
날씨가 더울 때면 캥거루는 몹시 신경이 날카로와진다. 쉽게 놀라고 당황하기 때문에 사육사들은 조심스레 다루어야 한다. 여름엔 그늘로 피해 나무의 열매와 잎, 그리고 고사리류를 즐겨 먹으며 더위를 이긴다.
캥거루는 맹수류가 야생하지 않는 오스트레일리아와 뉴기니에만 야생하고 있으나 멸종위기에 있어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보호동물로 지정, 포획은 물론, 수출까지 금하고있다.
한국엔 해방뒤 창경원에 2마리가 들어왔으나 61년 모두 죽고 15년만인 지난4월 용인자연농원에서 두쌍을 수입하여 기르고 있다. 캥거루의 갓난 새끼는 길이 2·5㎝, 몸무게 1·3g. 눈도 뜨지 않은 이 새끼는 어미몸 밖으로 나오면 본능적으로 기어서 어미의 보육낭으로 들어간다. 5∼6개월이 지나야 새끼가 얼굴을 자루 밖으로 내밀기 때문에 이때까지는 어미 이외에 아무도 출산 사실을 알수 없다.
재미있는 것은 보육낭 속에 있는 생후1년 미만짜리가 임신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어미의 보육낭 속에 있는 새끼가 자신의 보육낭 속에서 새끼를 기르는 진기한 광경을 이룬다. 우영제<용인자연농원동물과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