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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NP 532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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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우리나라의 75년도 국민총생산(GNP)은 1인당 5백32달러로 집계되었다. 원 화로는 25만7천원. 그 전해인 74년에 비해 51달러가 늘었다. 따라서 1975년은 1인당 GNP가 5백 달러를 넘어선 해이기도 하다.
일본의 경우 1인당 GNP가 5백 달러를 넘어선 것은 50년대 중반의 일이다. 지난해는 무려 5천10달러. 20년 사이에 10배의 성장을 보여준 셈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오는 78년이면 8백49달러에 이른다. 이것은 1961년의 83달러에 비해 10배를 조금 넘는 수치다. 18년만에 10배의 성장을 보는 셈이다.
경주로 치 면 성장의 모범 국인 일본보다 한발 앞서 있다. 화폐의 질과 생활의 질에 있어서는 다르지만, 우리도 줄달음을 치고 있는 것만은 아무든 자랑스러운 일이다.
한편 동남아를 기준으로 하면 우리는 사뭇 고소득 국에 앞장서 있다. 일본을 제외하고 자유중국이 75년의 경우 8백96달러로 우리보다는 앞서 있다. 인구가 불과 1천6백만명(75년)인 것을 감안하면 별로 놀라운 수치는 아니다. 싱가포르는 무려 2천2백81달러(75년)를 기록하지만 역시 인구가 서울 영등포구의 2배정도인 2백20만 명에 지나지 않는다. 말레이시아는 6백60달러(74년)로 우리보다는 다소 앞서 있다. 그러나 이들 나라는 천연자원이 풍부한 천혜의 조건을 갖고 있는 것이다.
물론 호주(75년의 경우 5천3백70달러)나 뉴질랜드(75년의 경우 3천8백40달러)와 같은 나라도 없지 않지만 우리의 감각으로는 서구문명권의 나라다.
저소득국으로 치 면 아시아엔 아직도 1백 달러의 GNP(1인당)에도 미치지 못하는 나라들이 수두룩하다, 버마(1백4달러·74년)를 비롯해 네팔(91달러·74년), 아프가니스탄(80달러·75년), 말디브(92달러·70년), 방글라데시(70달러·74년)등.
인도·인도네시아·라오스·파키스탄 등은 겨우 1백50달러 수준의 나라들.
세계적으로 5백달러 권의 나라들은 같은 연도를 기준으로 보면 콜롬비아(5백), 기니(5백75), 이라크(5백85), 튀니지(5백60), 시리아(5백50)등이다.
흔히 5백 달러는 중진국과 후진국의 경계쯤으로 생각된다. 우선 이 정도의 소득 국에선 생활의 질에 있어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전자문명의 혜택이다. 하긴 요즘은 웬만한 지방에만 가도 우선 지붕에 TV안테나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문명과 문화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소득이 문화의 질에 어느 만큼 영향을 미치는가는 흥미 있는 문제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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