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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으로 항암제 개발|건조 균체「피시바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최근 일본에서 개발된 항암제「피시바닐」이 위암·간암·폐암 등 각종 악성종양에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는 임상 실험결과가 발표되어 세계 의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피시바닐」이란 현재 암 퇴치 연구분야에서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면역요법의 원리를 이용, 세균의 일종인 용혈성연쇄상구균을「페니실린」G로 처리해서 섭씨 45도로 30분 동안 열을 가한 후 냉동 건조시킨 용연 균 건조 균 체다. 이 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해서 일본중외제약은 17년 동안 무려 30여 억「엥」을 쏟아 넣었다.
죽음을 앞두고 있던 암 환자가 매독을 앓더니 암이 치유되고 생명을 건지더라는 흥미로운 임상보고는 이미 19세기 중엽에 나왔었다. 이 임상체험은 세균을 잘만 이용하면 암 치료에 이용할 수 있다는 지극히 중요한 암시를 학자들에게 던진 것이다.
일본의「오까모도」박사와「고시무라」박사는 이 세균이 바로 용혈성연쇄상구균이라는 획기적인 사실을 알아내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최근 눈부시게 발전한 암에 대한 면역요법 연구에 힘입어 드디어「피시바닐」이 개발된 것이다.
「도오꾜」암「센터」를 비롯해서 일본 암 학계가 공동으로「피시바닐」에 대해 실시한 동물실험·임상실험·생화학적 연구결과를 종합, 간추려 보면-.
첫째 복수간암을 앓는 쥐에「피시바닐」을 투여한 결과 60일 이상 생존율이 70%나 되었으나 약을 주지 않은 쥐들은 1주일 이내에 모두 죽어 버렸다.
둘째 임상실험 결과「피시바닐」의 항암 효능이 가장 잘 나타나는 암은 위암·간암·단도암·대장암·직장암·폐암·갑상선 암·상악 암·인후두암·설암·유방암 등이었다.
세째「피시바닐」은 독성이 거의 없고 안전하며 부작용도 현재 사용되고 있는 어느 항암제보다 경미한 것이었다. 특히 다른 항암제 사용에서 문제가 되는 백혈구 감소현상이나 조혈기능 저하 같은 심각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네째「피시바닐」의 항암 효능은 인체의 암에 대한 저항능력과 면역기능을 증강시키는 숙주기능 부활성과 암세포를 용해시키고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며 암세포의 핵산(RNA와DNA)합성을 차단하는 직접작용에서 비롯됨이 밝혀졌다.
끝으로 현재 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재래식 항암 요법과「피시바닐」을 함께 사용하면 상승효과로 치료가 훨씬 잘되었다. <외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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