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옴부즈맨 코너] 한국 사회·기업이 주목해야 할 ‘신칸센 7분 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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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호 30면

4월 6일자 중앙SUNDAY 1면 ‘7분의 작은 기적’에서 다룬 일본 신칸센 청소회사 ‘텟세이’의 경영 철학은 한국 사회와 기업들에도 시사하는 점이 많았을 듯하다. 비정규직 증가가 커다란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종업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데 정규직으로의 전환이 가장 주효했다는 야베 데루오 전 텟세이 전무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관련 사진들도 기사만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청소 작업 현장을 잘 보여줬다. 르포 현장을 홈 페이지나 모바일 에디션에서 동영상으로도 볼 수 있었다면 더욱 현장감이 살아났을 듯하다. 사진 속에 등장한 텟세이 직원 중 유달리 노인들이 눈에 띄었다. 고령화 사회에 훨씬 먼저 진입한 일본의 노인 일자리 사례를 자주 소개해주면 우리나라가 아이디어를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전국 지자체 평가’ 시리즈는 전국의 모든 광역·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방대한 조사인데 매번 읽을 때마다 조사 방법이 궁금했다. 시리즈 첫 기사에는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와 230개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주민들이 느끼는 주관적 행복감의 크기 등 8개 부문의 생활 만족도와 16가지 행정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의 순위를 매겨 실증적으로 분석·평가한 자료’라고만 소개했다.

물론 전문적인 조사 방법을 일반인에게 간단하게 설명하기는 쉽지 않을 테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론조사 결과의 신뢰도를 대상자 숫자로 판단하는 만큼 조사 대상 주민수라도 공개하면 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더욱 높아질 듯하다. 조사 과정에서 벌어진 에피소드도 소개해주면 재미있을 것 같다.

‘한국문화 대탐사’ 시리즈는 한국인의 밥상을 주제로 한 만큼 흥미진진하게 읽혔다. 한정식을 접해본 사람들의 공감도 많이 샀을 것 같다. 하지만 관련기사인 ‘한식 대신 가장 많이 찾는 외식메뉴는 양식’에서 조사 결과만으로 한국인의 입맛이 변화한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그다지 수긍이 가질 않았다.

한식이 아니면 양식을 택하는 이유는 양식 레스토랑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일 수도 있다. 백반집이 눈에 띄지 않는 것도 음식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백반집은 손이 많이 가고 이윤이 남는 장사가 아니기 때문일 수 있다. 집에서 백반을 먹었으면 바깥에서는 백반보다 색다른 음식을 사먹고 싶을 수 있다. 입맛이 진정 변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김치와 밥을 안 먹고 양식만 먹고 며칠을 버틸 수 있느냐’는 질문이 더 유용했을 듯싶다.

S매거진은 쉽게 읽히는 내용들로 풍부하게 채워졌다. 스페인 ‘라 파야스’ 기사는 독특하고 화려한 축제 사진으로 눈을 즐겁게 해줬다. ‘미스터쇼’를 연출한 박칼린 감독 인터뷰에서는 “(공연을 보는) 여성들이 왜 이렇게 좋아할까 고민해봤으면 한다”는 박 감독의 말이 가슴 깊이 다가왔다. ‘미스터쇼’를 계기로 ‘여성 전용’의 즐길 거리가 지속적으로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희연 2000년부터 2007년까지 문화일보 정치부·사회부·국제부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현재 전업주부로 일곱 살, 네 살 두 아들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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