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정계 중심부로 육박…록히드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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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27일 일본검찰은 마침내 「다나까」(전중각영) 전 수상을 전격 구속함으로써 반년동안 일본정국을 혼미 시켜왔던 「록히드」의혹진상 규명이 정계의 중심부에까지 파급되었다.
「록히드」사는 일본 내 비밀판매대리인인 「고다마·요시오」씨에게 16억3천만「엥」, 대리점「마루베니」상사에 6억「엥」, 그리고 전일공에 1억3천만「엥」 등 총23억3천여만「엥」을 증회 형식으로 흘려보냈으며 이 돈 가운데 약 5억「엥」이 「다나까」 전 수상에게 들어간 것으로 수사기관은 보고 있다. 「록히드」사건에 관련된 혐의를 받고 「마루베니」 상사에서 「히야마」(회산) 전 회장 등 6명이, 전일공에서 「와까사」(야협) 전 회장 등 6명, 「고다마·요시오」의 심복 2명 등 모두 14명이 증회 혐의로 이미 구속되었다.
그러나 사건해결의 핵심인 고관에 대한 조사가 표면상 지지부진하자 「매스컴」과 국민들은 불만을 표시했고 결국 일본정치의 구조로 볼 때 진상규명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체념론까지 나왔다.
그러나 「미끼」수상은 사건을 끝까지 규명하겠다고 강경한 자세를 취하자 자민당 안에서는 그들의 관련이 탄로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미끼」에 대해 반발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미끼」 수상의 지도력을 문제삼아 퇴진시키려던 「시이나」(추명) 부총재의 공작이 진상은폐공작으로 낙인찍힐 정도로 일본여론은 「미끼」수상의 진상규명결의에 동조해왔다.
문제는 이번 「다나까」구속이 미칠 일본정국에의 충격.
우선 명백한 것은 「다나까」의, 정계복귀가 완전히 불가능해졌으며 당내 세력기반이 약해 불안한 상태였던 「미끼」수상은 입장이 강화, 총선에 자신을 가지고 나설 수 있게될 것 같다.
보다 본질적인 문제로서 「다나까」의 구속은 전후 30년 동안 고질화된 자민당의 금권정치의 풍토가 근본적으로 재검토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김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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