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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금융사 칼 빼들었다" 대규모 구조조정 착수…업계, 불똥 우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었다.

삼성증권은 6~7명의 임원에게 해임을 통보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삼성생명도 김창수 사장 취임 후 첫 조직개편과 임원급 인사를 단행했다.

11일 김석 삼성증권 사장은 “임원 6명을 줄이고 근속 3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고 밝혔다. 지점 수와 규모도 줄일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감축 대상 임원 6명 중 5명에 대해서는 보직을 면했고 나머지 1명은 삼성카드로 보내기로 했다. 임원이 30명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20%가량이 감축된 것이다.

이번 구조조정 조치로 희망퇴직 인원은 300~500명 정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장급과 부장급에게 수년치 연봉과 위로금을 더해 2억원 이상을 지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7월에도 100여명을 삼성생명 등 관계사로 보내는 방식으로 인력을 줄인 데 이어 지난해 연말에도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수십 명을 내보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이번 구조조정에 이어 올해 안에 또 올지 모르는 인사에 모두들 쉬쉬하는 분위기”라며 “서로 안부를 묻는 것조차 부담스러울 정도로 살벌하다”고 전했다.

이번 대규모 구조조정은 최근 몇 년간 고전을 면치 못했던 삼성증권의 실적에 기인한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에 영업이익 2375억원, 당기순이익 1807억원의 실적을 냈다. 하지만 2013회계연도(4~12월)에는 각각 387억원, 240억원으로 악화됐다.

구조조정 칼바람은 삼성생명도 면치 못했다.

이날 삼성생명은 일부 임원을 계열사와 자회사로 전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전체 임원 70명 가운데 20%를 줄였다.

임원 3명은 삼성전자와 삼성화재, 삼성생명서비스 등으로 각각 보내고 12명의 보직은 아예 없앴다. 12명 중 일부는 자회사로 옮기고 일부는 퇴임했다.

이번 삼성증권과 삼성생명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업계에서는 자신들에게도 불똥이 튀길까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무려 4곳의 리서치센터장이 교체됐다. 그만큼 업계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이라며 “대형 금융사인 삼성마저 구조조정을 한다는 것은 중소형 금융사는 거의 죽어간다는 얘기”라고 밝혔다.

11일 삼성증권은 구조조정 소식에 오전 11시43분 현재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200원(-0.47%) 떨어진 42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생명도 전 거래일보다 600원(-0.6%) 떨어진 99900원으로 동반 약세다.

한편 두 회사와 달리 삼성카드, 삼성화재 등은 조직개편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초에 이미 조직개편이 있어서 마무리 된 분위기인만큼 추가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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