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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소·「아르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요즘 「바이킹」1호의 화성 탐험은 인류를 잠시 공상 소설의 세계로 안내하는 것 같다. 우선 밤하늘의 아득한 별로나 보이던 혹성의 세계를 바로 눈앞의 사진으로 볼 수 있는 신기함은 말할 수 없다.
이젠 몇몇 과학자들의 호기심이 인류의 것으로 바뀌었다. 무엇보다도 『화성에 생명체가 있다면…』하는 생각은 상상만 해도 사뭇 가슴 설레는 일이다.
「바이킹」1호는 기어이 그 마음 죄는 문제에 첫 신호를 보냈다. 화성 대기권속에는 질소와 「아르곤」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이미 많은 과학자들은 망원경에 의한 화성 관측으로 그와 같은 심증은 갖고 있었다. 질소는 산소·수소·탄소와 함께 생명체의 주요성분이다. 인간도, 수목도 이들 기본 성분의 테두리에선 다를 바 없다. 과학자들은 이제 화성에도 이 네 가지 요소가 대기권에 존재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문제는 이들이 얼마나 있는가에 달려있다. 생명은 적당한 환경이 없으면 지탱할 수 없다. 환경이란 생명이 필요로 하는 요소들을 알맞게 갖고있는 상태를 말한다. 「바이킹」의 화성탐험은 앞으로 그런 의문들에 대해 어떤 해명의 열쇠를 줄 것이다.
화성의 기온은 대체로 생명유지에 큰 지장은 없을 것 같다. 「시베리아」의 수목은 섭씨 영하 60도의 추위도 견디어 낸다. 어떤 「박테리아」는 역시 섭씨 영하 1백84도에서도 액체산소 가운데에 몇 주간씩 살아있다. 지구의 온천 속에서 발견된 「박테리아」는 섭씨77도의 고온에서 성장하고 있었으며 섭씨 1백20도의 온도를 견디어 낼 수 있었다. 이번 「바이킹」 1호가 내려앉은 화성의 표면온도는 섭씨 영하 39도. 화성의 적도 부근은 이보다 온도가 더 높은 편이며 사계의 변화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조건들은 반드시 화성에 생물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만 생물이 있을지도 모르는 가능성을 조금 높여준 것에 불과하다.
또 환경 조건들로 보아 생명체가 있거나 있었다고 해도 그것은 원시생명에 지나지 않는다. 지구의 생명들이 누리고 있는 것과 같은 환경은 누구도 확인할 수 없었다. 또 그럴 가능성조차 결코 없었을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단언한다.
공상소설의 세계라면 허파가 크고 다리가 긴, 마치 거미모양의 생물이 엉금엉금 기어다님직하다. 그래서 「바이킹」의 「카메라」를 부숴 버린다면 인류는 충격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그런 공상소설이 실현될 가망은 없다. 인간의 세계, 이 지구는 우주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낙원임에 우리는 우선 안도감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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