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보아오처럼 … 제주에 세계적 포럼 추진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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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잘 기획된 거대한 오케스트라 같습니다. 국가는 지휘하고 민간은 연주하고, 완벽한 하모니입니다. 공공외교의 모델이지요.”

 송기출(55·사진) 한국국제문화교류원 대표는 중국 하이난(海南)성 보아오(博鰲)에서 열리고 있는 ‘보아오 포럼’을 이렇게 평가한다. 정부와 민간이 손잡고 국가가 나가려는 방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국가 프로젝트라는 설명이다.

한국국제문화교류원은 지난 2006년 설립된 민간외교 단체. 중국 공산당 청년 조직인 공청단, 공공외교 기관인 인민외교학회 등과 여러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이번 보아오 포럼에서 처음 도입된 ‘공공외교 콘퍼런스’를 기획하기도 했다.

 - 보아오 포럼에서 나타난 중국의 속내는 무엇이라고 보나.

 “혁신과 변화다. 중국의 가장 큰 과제는 중진국 함정 돌파다. 그 해결책이 바로 기술 혁신과 성장 패턴 전환이다. 투자와 수출에 의존했던 기존 성장 방식을 서비스·내수 위주로 바꾸겠다는 뜻이다. 포럼의 전체 70개 콘퍼런스 중 절반 이상이 이 분야에 모아졌다.”

 - 대외정책 분야 동향은.

 “유독 ‘실크로드 경제권’ 얘기가 많이 나왔다. 아시아 지역 내 경제협력 관계를 기존의 동아시아 중심에서 벗어나 인도·스리랑카 등 서아시아(해상 실크로드),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육상 실크로드)까지 확대하자는 전략이다. 경제적으로 전체 아시아를 품겠다는 뜻이다.”

 - 공공외교 콘퍼런스는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보아오 포럼은 민간위주로 진행되는 다보스 포럼과는 달리, 정부와 민간이 역할을 나눠 분담하는 1.5 트랙으로 운영된다. 공공외교의 현장인 셈이다. 이를 감안해 주최 측에 세션을 제안해 이뤄졌다. 리자오싱(李肇星) 전 외교부장이 참석했다.”

 - 보아오 포럼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2002년 보아오 포럼이 시작될 때 ‘짝퉁 다보스’라는 비아냥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시아를 대표할 만한 포럼으로 자리잡았다. 물론 중국 경제가 급성장한 영향도 있었지만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나라도 제주도라는 천혜의 지리적 이점이 있는 섬이 있다. 제주도에 세계적인 포럼이 들어서지 말라는 법은 없다.”

보아오=한우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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