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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⑨)이것도 음식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수은주가 30도까지 치솟은 27일하오의 서울영등포시장안. 먼지가 푹푹일어나는 길가 잡상인틀틈에 조그마한 「아이스·박스」를놓고 그안에 각종청량음료와함께 우유를 넣어놓고 팔고있었다. 아무래도 꺼림직한 모습이다.
시장이나 골목길 구멍가게·빵집·다방등 아무곳에서나 우유는 손쉽게 마실수 있는 식품이됐다. 그만큼 우유의 소비성이 높아졌으나 상대적으로 우유는 한여름에는 특별히 조심해야할 식품이다. 쉽게 변질되기때문이다.
젖소로부터 우유짜기·살균처리·수송·보관을 거쳐 소비자가 마실때까지 자칫실수하면 우유는 높은영양가를 상실하는것은 물론 식중독을 일으키는등 2중의 손해를 보게된다.
우유의성분은 지방 3.9%, 단백질 3.8%, 유당 4.9%, 「비타민」과 무기질이 2.1%, 수분 87%등 많은 영양분을 함유한 이상적인 식품으로 손꼽힌다.
이같은 높은 영양분때문에 우유는 이제 어린이들의 모유대용 식품뿐만아니라 어른들까지 즐겨찾고 있으나 일부악덕낙농업자들이 이를 악용, 변질우유를 공급하고있다.
악덕업자들은 우유의 양을 늘리기위해 물을타는이외에도 산도를 높이기위해 「소다」를, 비중을 높이기 위해 소금을, 지방질함량을 높이기위해 들기름 또는 콩기름을 섞고 있다.
이들은 수돗물이 아닌 불결한 우물물등을 사용하며 소금도 정밀처리된식용 소금값이 비싸기때문에 값싼 공업용소금을 마구 쓰고있다.
지난해 7월26일 서울태릉경찰서에 구속된 신모씨(30·당시 S우유협동조합원유검사계장)와 낙농업자 김모씨(49·서울도봉구공릉동)가 대표적인 「케이스」-.
이들은 서로 짜고 우유 8백10kg에 물1백75kg을 섞어 납품했다가 적발됐다.
지난해10월 서울영등포구독산동 이모씨(36)집에 배달된 우유병속에서 썩은 종이병마개가 발견되어 이를 항의하는 소동을 빚었다.
70년8월 보사부조사에서는 우유 1cc속에 대장균(허용기준량 10마리)이 4만∼5만마리, 일반세균(허용기준량5만마리)이 50만∼60만마리씩 우글거리고 있다는 것이 밝혀져 시민들을 놀라게했었다.
건국대 이재영교수(낙농학)에따르면 이는 모두 살균처리이후 우유의 수송·보관상태의 불량 때문에 빚어진것.
살균처리후 우유를 소매상인이나 소비자에게 배달할때 대부분 냉동시설이 없는 「트럭」에 실어나르며 심지어는 포장도안된 자전거·「리어카」를 이용, 먼지나 세균에쉽게 오염된다는 것이다.
또 일반 구멍가게에서 우유를 냉장고에 보관치않고 직사광선에 1∼2일식 장시간 노출시켜가며 진열, 변질을 재촉하고있다고 이교수는 지적했다.
현재 살균처리법은 저온유지 살균법·고온순간 살균법·초고온살균법등 3가지가 있으나 대장균이 1백% 살균되지않고 99%정도의 효과밖에 없어 수송·보관등 유통과정에서 섭씨 5도이상 장소에 보관하면 1%쯤 남은 대장균이 쉽게 증식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1마리의 대장균은 20도이상에서 30분마다 1회씩 두배로 증식, 1시간후의 4마리가 8시간후에는 6만5천마리, 18시간후에는 10억마리라는 엄청난 숫자로 불어난다.
이때문에 각가정에서 병우유는 섭씨 32도에서는 10시간이내, 21도에서는 22시간, 15도에서는 32시간, 냉장고(5도)에서는 50시간이상 보관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이다.
또 우유가 ▲끈기가 있고 ▲응고물이 있으며 ▲신맛·쓴맛이 나거나 ▲누렇게 변색된 것은 변질우유로 보고 모두 폐기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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