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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시장 종이·비닐 재단 공장에 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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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석유난로 넘어져 종이 등에 삽시간에 인화
13일 상오 2시 55분쯤 서울 중구 을지로 5가 19의7 방산시장안 삼화지공사(주인 김기윤·47)에서 불이나 점포안에서 잠자던 김씨와 김씨의 부인 이소희씨(46) 장남 민철군(13·배재중1) 2녀 은영양(10·영희국교 4년) 3녀 진영양(7·충무국교 1년)등 일가족 5명과 주인 김씨의 조카 창구씨(35·충남대전시 태평동443의2), 처남이며 종업원인 이민하씨(27·충남공주군 장기면 금흥리383) 김씨의 처사촌 이건하씨(22·충남대전시목동15) 등 모두 8명이 불에 타 숨졌다.
불은 「슐레이트·블록」건물 38평 내부를 모두 태워 3백80여만원의 피해(경찰추계)를 내고 1시간만에 꺼졌다.
김씨의 장녀 은구양(20)은 성동구 광장동에 있는 대정산업사 기숙사에서 야간작업으로 화를 면했고 조카 창구씨는 일보러 왔다가 변을 당했다.
경찰은 점포안에 있는 방아궁이에 연단을 피운 흔적이 없고 방안에 석유난로 2개가 넘어져 있는 것으로 미루어 난로과열로 불이난 것으로 보고 화인을 조사중이다.
불이나자 소방차 10대와 소방관 50명·경찰15명·방범대원 2O명 등 85명이 출동, 진화작업에 나섰으나 진입로가 좁고 점포「셔터」가 내려져있어 인명 구조에 손을 쓸수가 없었다.
목격자 유승애씨(37·여·을지로 5가19)에 따르면 상오 3시쯤 삼화지공사 건물안에서 『불이야』하는 남자의 비명소리가 잇달아 들려와 밖에 나가보니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는 것.
상오 3시30분쯤에는 「셔터」까지 벌겋게 달아 올라 소방관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다.
소방관들은 상오 4시 30분쯤 불길이 완전히 꺼진 다음 「셔터」를 부수고 구조작업에 나섰으나 「비닐·테이프」·마분지·은박지등이 가득 쌓여있던 건물 내부는 불길이 쉽게 번져 이미 다 타버린 뒤였다.
건물안쪽 3펑짜리 구석방에는 김씨의 일가족 등 6명이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뒤영켜 불에 타 숨져있었고 종업원 2명은 2층 다락방에서 가로 65cm·세로 35cm쯤의 방범 철망을 3분의1쯤 뜯어낸채 빠져나오지 못하고 철망에 영켜 참혹하게 숨져 있었다.
건물주인은 박영숙씨(47·여·중구 신당동 349의10)이며 숨진 김씨는 2월 보증금 50만원·월세 5만원의 삭월세로 얻어 들어갔으며 김씨는 이「블록」건물에 간막이를 해 거실·다락·가게·공장 등으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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