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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도시」 로마를 지키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이탈리아」는 6월 20일의 총선거와 「로마」시의회 선거를 앞두고 앞서 작년의 지방 선거에서 이미 6개 주요 도시를 석권한 공산당으로부터 『하나님의 도시』 「로마」를 지키려는 교회측의 반공 운동이 점차 격화되고 있다.
공산당은 작년 6월 지방 선거에서 「나폴리」「피렌체」「토리노」 및 「밀라노」에서 34%득표함으로써 교회의 지지를 받는 여당 기민당(28%득표)을 눌러 사실상 「이탈리아」지방의회에서 제1당으로 부상했으나 교회측의 격렬한 반공 공세와는 대조적으로 외견상 부드러운 철수 전술로 교인들의 표를 긁어모으려 애쓰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겠다는 공약을 되풀이하는 한편 당 지도급 인사들은 자기들의 아내를 교회에 나가게 하고 또 자녀들을 교회 계통의 학교로 보내기까지 한다.
이에 대해 교회측에서는 「마르크스」주의자이면서 기독교인이 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비꼬았다.
한 교황청 관측자는 『만약「로마」시 의회와 시장직을 공산당이 장악하게 된다면 교회와 교황 자신의 입장이 몹시 난처하게 될 것이며 무엇보다도 교황 자신의 존재 가치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주교단은 최근에 발표한 성명서에서 『「마르크스」주의는 불가피하게 일종의 노예 체제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공산주의와 기독교가 양립할 수 없음을 지적했었다.
그래서 교황을 대신하여 교황의 교구민을 다스려 온 교구장 「폴레티」 추기경은 현재 교인들이 직면한 문제의 핵심이 『하나님의 도시를 무신론자들의 수중에 빼앗기느냐의 여부』라고 지적했다.
한 교황청 「업저버」는 『교회가 2백만 「로마」시와 「이탈리아」의 대세를 좌우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말하고 『그러나 싸우지 않고 항복할 수 없는 일이며 아마도 이번이 교회에게는 마지막 기회가 될 지 모른다는 생각이 번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오」12세의 집단 파문 조치이래 교황청은 대체로 공산주의자들을 눈감아 주는 태도로 대해 왔지만 집단 파문은 아직도 공식으로는 해제되지 않고 있다. 【AP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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