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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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일부터 시작된 제24회 교육주간의 주제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교육』이다. 병증과 결함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교육이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또 사회는 이러한 교육을 위해 어떤 도움을 줄수 있는가를 추구하려는 노력이 이 주제설정의 취지일 것이다.
이 같은 주제는 불의와 부정이 없는 건전하고 밝은 사회를 교육을 통해 반드시 실현시키고자 하는 굳은 의지와 용기를 가져야만 못 있는 것이 될 수 있다.
각종 범죄가 난무하고 삶의 가치가 유린되며 인간적인 것의 존재 의미가 무시되는 사회는 결코 생명의 법칙이나, 자연의 섭리와 조화된 사회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사회의 건전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교육의 지향은 교육본연의 사명일 수밖에 없다.
현대사회가 비록 물질적 중요와 과학기술의 진보, 합리적 주지주의 정신의 보편화라는 갖가지 시대적 특성을 지녔다 하지만, 반면 인간성의 상실이라는 보다 근원적인 후퇴를 가져왔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오늘날 물질적 쾌락추구, 이기심, 자기기만, 성의 문란, 퇴폐와 자기망각의 동경 등 인간파탄의 중장은 여러 면에서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사회현실에서 개인이 건실한 삶을 추구하면서도 외롭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내면적 자기 충실과 합리적 이성에 기초한 자제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래서 교육의 임무는 이 같은 합리적 태도와 인격적 충실화를 가능케 하는 수련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렇건만 오늘의 교육이 현실에 영합하고 사회병리에 물들어 스스로의 임무를 잊어버리고 사회의 불건전성을 더욱 조장해 왔다는 허물은 감출길이 없다.
제도적 비리가 혹은 교육계의 내적 모순과 결합하고 또 나아가 사회의 불건전성과 교호하여 가속적으로 교육의 참된 속성을 더럽혔다는 것은 감출 수 없는 현실이다.
지난해 우리 교육계가 「교육풍토개선을 휘한 교육선언」을 통해 올바른 사회, 올바른 교육의 실현을 다짐했던 것도 이러한 교육적 현실에 대한 자괴에서 나왔을 것으로 믿어지나, 그 성과가 어느 정도 였었는지는 회의적이다.
과연 교육은 사회를 떠나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사회의 불건전성으로 해서 오염될 수도 있고 병들 수도 있지만, 반대로 사회의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도 앞장서서 작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그 교육인 것이다.
그런 만큼 사회의 불건전성을 척결하고 밝고 올바른 것으로 만드는데 있어 교육의 역할은 두말할 바 없이 강조되어야 한다.
곧 올바른 현실 적응능력을 키워주며 인간역사의 축적된 지혜를 계승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초극하는 창조적 능력의 고양이 있어야 한다.
교육은 건전한 사회의 결실을 위해 계승받은 현실의 불건전성을 용납하지 않고 냉엄하게 비판하여야 할 책임과 능력을 함께 가지고 있어야하는 것이다. 교육은 미래의 건전한 사회의 이상을 키우기 위해 있는 것이며 그렇기에 끊임없는 자기 비판과 진리 수호의 정신을 고취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교육은 분명히 사회의 일부이며, 또 우리 사회의 성원인 인문을 형성하는 가장 결정적인 과정이라는 점에서 막대한 책무를 갖는 것이다.
그 때문에 교육은 우리가 처한 현실을 역사의식의 조명아래서 바라보면서 인간성 회복의 과업을 감당하는데 능동적이어야겠다.
오늘의 세계에서 건강한 사회를 실현한다는 의지도 사명감도 결국 교육의 근본정신과 배치되지 않으며 바로 그로부터 나온다고 보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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