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탈유엔」정책 사태 관망한 후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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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김영희 특파원】한미 두 나라 외상은 9일 회담을 갖고 올 가을부터의「유엔」전략에 관해 한미간에 긴밀한 협의를 계속하면서 좀더 두고 보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박동호 외무장관은「키신저」국무장관과 1시간20분 동안의 점심식사를 겸한 회담을 마치고 나와서「유엔」문제를 상당히 깊이 토의했다고 말했으나 토의내용은 밝히지 않고 다만 큰 테두리만을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한국문제를 매년「유엔」에서 토론하는 것보다 차원 높은 외교적인 노력이 한층 바람직하다는 한국 정부의『탈「유엔」』입장을 설명했으나「키신저」장관은 미국이 대통령선거의 해에 큰 정책전환을 하기가 어렵다는 반응을 보여 양측은 사태를 두고 보자는 선에서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키신저」장관에게 한국은 지금의 휴전체제를 무효화하는 어떤 조치에도 반대한다는 한국정부의 입장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지난해「키신저」장관이 제의한 한국문제에 관한 4개 당사자회담 문제에는 새로운 진전이나 구상이 없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키신저」와의 회담에서 한국의 국내문제는 일체 모의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방성의 한 관리는 회담이 끝난 뒤「키신저」와 박 장관이 인권문제를 포함한 한국의 국내문제를 토의했으며 한국의 인권문제에 관한 미국의 우려를「키신저」가 박 장관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키신저」장관을 만나기 앞서 상오11시30분부터 1시간동안「하비브」국무성차관보를 만나「유엔」전략을 포함한 두 나라간의 문제를 토의했다.
그 자리에는「투세인트」국무성국제기구담당부차관보가 동석했다.
국무장관 전용식당에서 가진 박·「키신저」오찬회담에는 한국 측에서 함병춘 주미대사, 박쌍용 미주국장이, 미국 측에서「하비브」차관보, 「스카우크로프트」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장,「키신저」보좌관「윈스턴·로드」등이 동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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