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심각해진 재정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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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사학의 재경난이 갈수록 더해 간다. 특히 사립 중·고교 가운데는 인건비조차 충당하기 어려운 학교도 적지 않다. 3월부터 수업료가 올랐으나 교원호봉이 중견교원 우대방향으로 초청돼 학교간의 재정불균형 폭도 늘어나고 있다. 즉 저호봉 신설학교는 재정사정이 다소 나아졌으나 고호봉 명문사학과 농어촌(5, 6급지)영세사학은 더욱 쪼들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학재정의 심각성은 최근 학생들에게 휘몰아친「수업료독촉」바람이 설명해주고 있다. 대부분의 사립중·고교는 3월분 봉급과「보너스」(1백%)를 지급하기 위해 전 교직원을 동원, 수업료 완납독려를 일과처럼 해왔다. 수납실적이 90% 이상인 학교들은 1기분(3∼5월)수업료로 3월분 봉급과「보너스」를 간신히 해결했지만 50∼60%정도인 학교는「보너스」지급을 뒤로 미루기까지 했다. 설사 3월분 봉급은 그럭저럭 해결됐다 하더라도 4, 5월분 봉급재원을 마련할 길이 막연하다는 것.
빚을 내려해도 쉽지 않은 일. 이 바람에 많은 사학들이 오랫 동안 소유 했던 재단토지를 다투어 내놓고 있다.
서울의 명문사학인 C고교와 S중학, 실업계인D공고 등은 서울과 경기도 안양 등지에 있는 대지와 임야를 수천평씩 한꺼번에 내놓았다. 연간 수천만원에 달하는 적자예산을 메우고 일부 나머지 돈으로 수익성 사업에 투자하자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연간 수백만원씩의 공한지세가 부과되는 데다 수익성도 없는 토지를 매각하기도 쉬운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오랜 전통을 지닌 서울 J고교와 시골의 영세학교인 C중학(김해)의 올해 애상 세출입대비표를 살펴봤다.
학생 2천1백60명, 교직원 80명(교원 64명·평균7호봉)의 J고교는 세입총액이 1억5천5백77만1천9백20원, 세율총액이 1억7천9백85만8전7백90원으로 적자액이 연간 2천6백8만6헌8백70원. 또 학생 8백95명, 교직원 30명(교원 25명·평균10호봉) 의 C중학은 세입이 2천9백71만5천7백원. 세출이 4천4백46만3천70원으로 적자 액이 1천8백84만5천7백70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손쉽게 처분할 부동산도 마당치 않아 앞으로의 대책이 막연하다는 것.
이는 비단 J고교나 C중학만의 일이 아니다. 늘어난 적자폭을 다소나마 줄여보기 위해 A고교는「교원호봉 낮추기」작업을, G고 교는「교사 바꾸기」운동을 펴기도 했다.
A고교나 G고교는 다같이 고참교사들이 많아 평균 호봉이 7호봉이었다.
A고교는 전 교원의 이해 아래 당분간 봉급을 평균 1.5호봉씩 낮춘 8.5호봉씩 지급키로 했다는 것. 이대로 1년간 계속하면 인건비 절감액은 5백여만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또「미션」계 학교인 G고교는 교원 30명중 4∼6호봉의 고참교원 6명을 같은「미션」계인 6개 고교에 나누어 보내는 반면, 6개 고교에서 각 1명씩 14∼15호봉의 신참 교원과 맞바꾸었다.
이들 고참 교원은 모두가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은 우수교사들. 학교 측은 보내기 싫지만 재정형편상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사학이 다 적자인 것은 아니다. 서울의 J중학이나 M여고 등은 연간 1, 2천만원색의 흑자예산이다. 학교예산이 흑자라고 하면 어폐가 있을지 모른다. 여기서는 인건비와 학교 수용비의 비율을 적자 예산학교와 같이 9대1 정도로 잡았을때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흑자예산학교는 저호봉교사가 많은 신설학교등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고 대부분의 학교는 예산적자를 못 면하고 있다. 사학관계 기관에 따르면 교원평균 호봉이 11호봉 이장인 중학과 5급지 중학, 10∼9호봉 이상인 고교가 대부분 적자상태. 인건비를 제대로 충당하지 못하거나 학교수용비가 전혀 없는 이런 학교는 전국사학의 60%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오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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