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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젯점 부핵 많고 처리는 미진|95회 임시국회 결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9대 국회 후기 3년을 시작하는 단기국회치고는 여야협조 법안심의 정책질의가 궤도이탈 없는 안전운행으로 끝났다.
의장단 선출 등「원 구성」에 뒤이어 벌인 대정부질문에서도 여당이 위협「카드」로 내놓은「제2의 김옥선」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정부·여당이 내놓은 중요 법안들은 여야 만장일치로 처리됐다.
정부가 내놓은 저축증대법 개정안·대마관리령안 등은 야당이 대안을 내놓아 여야 절충 과정을 거치는 시범까지 보였다.
야당은 그런 대로「명동성당사건」을 비롯한 교수재임용에 따른 문젯점, 서정쇄신의 허실 등 현안의 음영 등을 들춰냈다고 자평하고 있다.
이틀간의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과 4일간의 상임위 활동에서도 ▲일본의 견직물 수입규제에 따른 대책 ▲쇠고기 파동 ▲석유시추 ▲물가 ▲「유엔」대책 ▲해상방위문제 등이 폭넓게 다뤄졌다. 그러나 이번 국회 정책질의의 주제가 되다시피 한 명동성당사건은 추궁과 답변을 통해 문젯점을 부각만 시켜 놓았을 뿐 여야간에 큰 이견을 드러냈다.
여당은 이 사건을 예방하지 못한데 대한 불만과 앞으로의 대책을 물었으나 야당은 사건의 성격규명과 위법성 여부, 보도문제, 국내외 정치에 미치는 득과 실을 따지는데 초점을 맞췄다.
야당은 사건전모발표, 구속자 석방, 불구속 수사 등을 내세웠다. 그러나 『긴급조치 9호 철폐주장도 비방에 모함돼 조치 위반행위가 된다』(황산덕 법무)는 답변 등에서 드러났듯이 정부는 의법 처리 방향이「부동」임을 밝혔다.
일본의 한국산 견직물 수입제한조치, 한일 대륙붕 협정 비준 지연문제 등을 둘러싼 한일관계는「한일관계의 전면 재검토」(고흥문 의원 발언), 「협정파기와 석유의 단독개발」(엄영달 의원 발언)요구 등을 불러 일으켰다.
이러한「질문열도」에 비해 답변하는 정부의「대응열」은 아직 뜨겁거나 행동화하는 단계에까지는 미치지 않고 있으며「관망」과「다각 검토」가 답변으로 내놓아졌다.
국회가 열릴 때마다 상설「메뉴」로 나오는 서정쇄신은 정부의 부조리제거 의욕을 평가해서 인지 재탕·삼탕의 반복질문이 많았으며 대안과 구체성이 부족한 듯 했다.
이번 국회는 12일간의「단기」에 쫓긴 이유가 꼽히기도 하겠지만 부각된 문젯점들이 많은데 비해 뚜렷한 해결이나 처리방안을 찾아내는데는 미흡한 점도 적지 않았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조남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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