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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화 우려된 모든 고교교육­서울대 입시 개혁에 뒤따르는 문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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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서울대가 마련한 입시제도 개선안은 수험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능력과 자질을 합리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주요과목만을 치르도록 한다는 것이나 자칫하면 고교교육이 약화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있다.
서울대가 입시제도를 대폭 개편하게 된 것은 내년부터 서울·부산지구에서 추첨배정으로 입학한 고교생들이 처음으로 대학에 입학하게된데서 비롯됐다는 당국자의 말.
이에 따라 지난 학기 동안 서울시내 각 학교 교장·교감들의 광범위한 의견을 종합하고 서울대교수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개편작업을 시작했다.
한편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계산통계학과 최지훈교수「팀」은 지난 3년 동안 2만5천여명 응시생들의 성적을 놓고 예시성적과 본고사성적순위의 상관관계와 각 과목이 당락에 미치는 기여도를 면밀히 분석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예비고사성적과 본고사성적의 순위가 거의 일치. 예시 30%를 반영할 때 상관계수는 0.98, 40%일때는 0.99로 나타나 예시 40%반영이 이상적이라는 결론을 얻었다는 것.
또 각 과목의 기여도는 인문사회계의 경우 수학·사회·영어·국어·과학··제2외국어 등의 순서이고, 자연계는 수학·과학·영어·국어·사회·제2외국어 순으로 나타나 6과목에서 4과목으로 줄였을 경우 예시성적과 본 고사의 상관관계는 0.9로 별차가 없음을 보였다.
특히 예·체능계의 상관계수는 거의 1에 가까워 학과시험이 무의미할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서울대는 전과목 출제를 고집할 경우 고교평준화에 따라 고등학교에서의 특수반편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히려 비정상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정했다.
이에 따라 주관식에 비중을 두어 출제되고 있는 본고사과목을 줄여 전과목 완전객관식의 예시성적을 대폭 반영,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실력평가를 기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번 입시제도개편은 54, 55, 69년에 이은 네 번째의 대폭 개편작업으로 고교교육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은 틀림없다.
일부선택과목의 제의로 고교교육이 더욱 일부 특정학과에 치중될 우려가 있고 특히 제2외국어의 폐지는 고교교육의 비정상화를 초래할 성급한 처사로 우려하는 이가 많다.
서울대 일부교수들도 통계작업의 결과만 믿고 입시제도를 개편한다는 것은 성급한 처사라고 지적, 서울대입학생들의 질 저하를 걱정하고 있다. <김원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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