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의식의 혁명 대면고해성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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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가톨릭」교는 까다롭고 복잡한 절차가 많은 종교다. 점차 현대화하면서 그런 의식들은 「베일」을 하나씩 벗고 있지만 최근엔 고해성사의 전통적인 방식마저 바뀌고있다.
종래의 고해방식은 사제(신부)와 고해하는 사람이 서로 얼굴을 확인할 수 없는 단절된 상태에서 이루어졌었다.
사제와 고해하는 사람사이에는 장막이 드리워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일부 성당에서는 사제와 고해자가 서로 대좌·대면을 하고 일상대화를 나누는 식으로 고해를 하고있다.
현재 「캘리포니아」의 「오클랜드」성 「파셜」성당에서 행해지고 있는 이 같은 대면 고해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파급될 것 같다.
조용하면서도 의미심장한 이 같은 「가톨릭」의 의식혁명은 이제 다만 신자들에게 전통적인 고해성사의 의식을 취할 것이냐. 아니면 새로운 의식을 취할 것이냐는 선택의 여지만을 남겨놓고 있다.
신자들에게 죄를 고백케 해 용서를 받게 할뿐만 아니라 고해자의 정신적 결합에 대한 상담이나 참회를 위한 선행의 지도에 목적을 둔 대면 고해성사는 제2차 공의회에서 규정한 고해성사의 의의와도 어긋나지 않는다.
원래 전통적인 고해성사는 죄를 용서받자는 데 주목적을 두고 있다.
대면 고해는 전통적인 고해 의식보다 15분∼20분의 시간이 더 걸리고 사제나 신자들에 대한 더 많은 요구를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공개적인 대면고해는 불안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는 일부 노사제들의 우려와는 달리 고해성사실에 들어가 벽에 대고 고해하는 것 보다 더 인간적이라고 실제로 행해 본 신자들은 말하고 있다.
「뉴요크」 「캐더린」성당의 「존·티비넌」신부도 『전통적인 고해는 천주의 사랑과 자비보다는 죄만을 강조한 두렵고 죄스러운 의식이었다』면서 『새로운 대면고해 의식이야말로 보다 축복스러운 고해』라고 말한다.
이 새로운 고해의식은 각자의 고해시간을 주면서 행하는 「그룹」고해성사도 한다. 그러나 교황청은 아직까지는 사제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전쟁지역이나 선교지역에서만 집단고해를 허용하고 있다. <미 「타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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