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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길밝혀18년…훈장받은 등대수 송원열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낙도의 등대수에게 영광의 훈장이 안겨졌다.
근로자의 날을 맞아 석탑산업훈강을받은 교통부인천지방해운국소속 송원열씨(49·인천시중구전동25)는 18년간 갈매기를 벗삼아 오가는 선박의 뱃길을 밝혀온 서해고도의 등대지기.
송씨는 현재 등대수 자녀합숙소장으로 있으면서 동료등대수자녀 16명을 친자식처럼 돌보며 초·중·고교에 보내고있다.
육군대위로 예편한 송씨가 등대수를 자원한것은 58년6월.
평북신의주에 고향을 두고온 송씨는 고향을 멀리서나마 바라볼수 있는서해등대수가 되기로 작정했다는것.
보급선에 실려 첫근무지였던 격렬비열도 등대에 도착한 송씨는 첫날부터 금방이라도 30평남짓한 섬을 집어삼킬듯 밀어닥치는 파도에 겁을먹고 몇번씩이나 주저앉기까지했다. 점차 등대수로의 일이 익숙해지면서 근해를 지나는 원양어선과 근해어선에 손짓을 하며 인사를 주고받는것을 즐거운 낙으로 삼게됐다.
송씨는 육지에 발한번 디뎌보지못한채 3년만에 소청도로 전근, 65년2월1일 복덕도등대장이 되었다.
다시 8년만에 인천앞 팔미도등대장으로 전근하면서 해운국의 소개로 현부인 이상숙씨 (39)와 결혼, 1남1녀를 두었다.
송씨는 선미도등대에 근무할 동안에는 불모지 5백여평을 개간, 소채등을재배, 등대직원의 부식을 자급했다. 송씨의 자립의식은 다른등대에 까지 번져 개간「붐」을 일으켰다.
71∼74년까지 팔미도등대에 근무할때는 산림보호와 조림사업에 발벗고나서 이섬을 관광지로 다듬는데 앞장섰다.
송씨는 2년전 등대지기 18년동안의 성실성을 인정받아 등대수자녀합숙소장으로 전근돼 오랜만에 육지생활을 시작했다.『기쁘기 한없읍니다』-훈장을 받은 송씨는 『오직 선박안전을 위해 할일을 했을 뿐인데 상을받게되다니…』하며 온가족과함께 기쁨을 감추지못했다. <인천=장호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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