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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0대 이후 혈뇨는 방광암신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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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몹시 변태적 성격을 가진 「드라큐라」가 아닌 다음에야 출혈은 대소를 막론하고 사람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것이 보통이다. 갑자기 객혈·토혈·비출혈 등을 당하면 아무리 담대한 사람이라도 까맣게 질리게 마련이다』비뇨깃과의 대표적 출혈인 혈뇨도 그런 면에서 예외가 아니다.
혈뇨란 오줌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을 말하는데 눈으로 봐선 식별이 어려운 현미경적 혈뇨로부터 시뻘건 핏빛을 곧 알아차릴 수 있는 육안적 혈뇨로 학문적으로 구분하고 있으나 출혈의 양이 병의 경중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므로 덮어놓고 겁부터 먹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어느 경우이건 일단「피오줌」이 보이면 콩팥으로부터 요도 끝에 이르는 전장 55㎝의 요로에 이상이 생겼음을 알아야 한다.
못 견디게 아픈 산통과 함께 비치는 혈뇨는 대개 결석이고 오후의 미열과 전신 쇠약증세를 동반하는 지속적인 혈뇨는 신 결핵인 경우가 많다.
40세 이 후에 갑자기 체중이 감소되면서 간헐적인 혈뇨가 있으면 일단방광암을 의심하고 방광경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이 것은 방광 속을 직접 들여다보고 종양을 찾아내는 가장 정확한 방법이다.
방광의 종양은 거의 전부(약95%)가 상피성 종양으로 악성에 속한다. 그러나 방광 종양의 성질이 악성이냐, 양성이냐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종양 조직이 상피에만 국한되었는가, 아니면 방광 벽을 뚫고 다른 장기에까지 번져 있는가를 방광경 검사로 알아보는 것은 방광종양의 치료방법을 결장하는데 가장 중요한 정보가 된다.
방광종양은 남자가 4배나 더 많고 40세 이후, 특히 60세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그리고 염료공장에 근무하는 직공에 방광암이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긴 하나 정확한 원인은 다른 암종과 마찬가지로 아직 불명이다.
40대 이 후에 혈뇨가 나왔다고 모두 방광암은 아니다. 그러나 초기발견이 암의 치유율을 좌우하기 때문에 혈뇨가 보이면 그쪽 방면의 검사를 서둘러서 방광암 여부를 먼저 가려 보는 것이 현명하다. 혈뇨는 방광암의 첫 증상이며 주 증상이므로 이 때 시간은 곧 생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곽대희(비뇨깃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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