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비 바위섬' 붕괴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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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충남 안면도의 명물인 꽃지해수욕장 앞 할미·할아비 바위 중 할아비 바위(섬)가 붕괴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할미·할아비 바위는 서해안 낙조(落照) 감상의 명소로 두 바위섬 가운데로 지는 해는 황홀감을 자아낸다.사진작가들 사이엔 전국 최고의 낙조사진 촬영지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그러나 오랜 세월의 풍파로 인해 할아비 바위섬이 조금씩 붕괴돼 소나무가 고사되거나 고사 직전에 있는 등 훼손이 심각해 이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할아비 바위에서 자라고 있는 일부 소나무는 앙상한 줄기만 남아 있는가 하면 풍파에 지반이 깎이면서 그나마 남아 있는 나무도 뿌리가 드러나 고사 위기를 맞고 있다.

도(道)유림인 할미·할아비 바위는 지적상 총 면적이 3백96평이지만 이미 상당 부분이 유실돼 실제 평수는 할아비 바위의 경우 1백평도 안될 지경이다.

주민들은 할아비바위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방파제를 쌓고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흙을 복토하거나 동백이나 적송을 식재,더 이상의 붕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충남도 휴양림관리사업소 양태효 소장은 “보완작업전에 정확한 실태 조사가 선행되야 한다”며 “조림전문가 및 지질학자로 구성된 조사위원회가 구성돼 주변 해양생태계까지 고려한 보완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할미·할아비 바위는 1천여년전 통일신라시대 흥덕왕때 승언이라는 군인이 부인 미도를 두고 먼 바다로 출정했으나 돌아오지 못하자 아내가 현재 꽃지해수욕장 앞 바다를 바라보며 남편을 기다리다 숨지고 말았다는 이야기에서 유래됐다.사람들은 그들의 못다한 사랑때문에 바다에 두 바위가 생겨났다고 말한다.

태안=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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