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찍은 무인항공기, 야산서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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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경기도 파주시의 한 야산에서 디지털카메라가 장착된 무인항공기가 추락한 채 발견돼 군 당국이 조사 중이다. 카메라에는 비행금지구역인 청와대와 서울시 상공의 모습이 찍혀 있어 국가 주요 시설의 보안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군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10시쯤 파주시 봉일천의 한 야산 나뭇가지에 낙하산이 달린 무인 항공기가 걸려 있는 것을 등산객이 발견했다. 무인기는 무선으로 조종하는 형태로 가로 2m, 세로 1m 크기다. 군과 경찰은 동체와 카메라 등을 수거했다. 카메라에는 낮 시간대 구파발 등 서울시 외곽의 모습이 찍혔다. 또 멀리서 찍혀 흐릿하게 보이는 청와대와 경복궁의 모습도 담겨 있다.

 군과 경찰은 무인항공기가 특정 지역을 집중 촬영하지 않고 비행 동선을 따라 찍은 점, 내비게이션 지도를 제작하는 데 주로 무인항공기를 쓴다는 전문가의 조언, 카메라에 찍힌 사진의 화질이 떨어지는 점 등으로 미뤄 일단 북한과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내비게이션 서비스 업체를 상대로 무인항공기 소유주를 찾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등산객이 발견해 신고하기까지 무인항공기가 청와대를 찍은 것을 아무도 몰랐다는 것은 문제”라며 “국가 주요 시설의 항공 보안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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