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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분석|석유와 한국경제|이강수<한은조사2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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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원유는 기초「에너지」산업인 석유산업의 주원료로서 산업생산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75년중의 원유 수입액은 13억6천만「달러」로 원화로 환산하면 약6천3백억원이 된다.
이러한 원유 수입액이 총 수입액에서 점하는 비중은 18.6%로서 단일 품목으로는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수입된 원유의 용도를 보면 1차적으로 「나프타」휘발유 연료유 등 석유제품의 중간 원료로 대부분 사용되고 나머지 일부는 기초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로 투입되고 있다.
또한 2차적으로는 화학비료 PVC 등 석유화학제품, 화학섬유 등 제산업의 주요 중간원료로 사용되며 그밖에 모든 산업의 생산활동을 위한 기초「에너지」를 공급해 주고 있다.
75년의 경우 우리나라 국내 생산 및 부가 가치면에서 보면 총생산에 대한 원유 수입액의 비율은 3.4%, GNP에 대한 비율은 7.0%에 이르고 있어 단일 품목으로서 원유는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원유의 국내 생산 파급효과를 보기 위해 원유를 주원료로 하는 석유제품의 국내 타산업과의 연관관계를 나타내는 전후방 연쇄 효과를 보면 먼저 다른 산업이 석유제품을 중간원료로 사용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전방연쇄 효과는 1.99로서 전산업 평균효과의 약 2배에 달하고 있는 바 이것은 석유산업이 타산업을 발달시키는데 있어서 기초 산업으로서의 역할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석유산업이 타산업으로부터 각종 중간재를 공급받는 정도를 나타내는 후방 연쇄 효과는 전산업 평균 1보다 낮은 0.77에 불과하다. 이와 같이 석유산업의 후방 연쇄 효과가 낮은 것은 채유 산업이 국내에서 존재하지 않아 주원료인 원유를 전액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며 현재로서는 석유산업의 직간접 파급 효과가 대부분 해외로 누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 효과면에서는 본 산업이 자본집약적 산업인 관계로 제조업 피용자중 1.2%를 점하고 있다.
원유 가격 변동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보면 원유가격을 10%인상할 경우 전국 도매물가지수 상으로는 l.8% 인상요인으로 작용한다. 이것은 76년도 도매물가 억제목표 10%선에 대하여 약 20%의 인상 영향력을 준다는 뜻이다.
원유가격 변동의 직간접 영향을 크게 받는 산업을 보면 석유제품이 8.1%로 가장 높으며, 석유화학 제품 3%, 「시멘트」·판유리 등이 1.3% 순으로 영향을 받는다. 이와 같이 원유는 단일 수입품목으로서는 국내산업에 가장 큰 직간접적인「코스트」상승 압력을 주므로 원유가격의 안정세 유지가 국내 물가를 안정시키는데 대단히 큰 몫을 차지한다.
원유 수입이 국제수지에 미치는 효과를 보면 75년중의 경상수지 적자 약18억「달러」(잠정치)에 대해 원유 수입액이 약75%를 점하고 있으며 이것을 무역수지 기준으로 환산하면 75년도 무역수지 적자중 결과적으로 약67%는 원유 수입에 기인하였다고 볼 수 있다. 석유제품의 직간접 외화 가득효과를 나타내는 종합외화가득율은 46.6%로 상당히 낮은 수준인 바 이것도 이 제품의 주원료인 원료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교역 조건면에서 보면 70년 기준(100) 75년말 현재 69(잠정치)로 교역조건 지수가 대폭 악화되었는데 이러한 결과는 산유국과는 상반되는 현상으로서 우리의 경우 70년 교역조건이 75년까지 그대로 유지되었더라도 우리는 막대한 외채를 더 절약하였거나 또는 수입을 더 늘려 생산 및 소득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하였을 것이다.
이상으로 석유가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여러 가지 효과를 알아보았다. 그런데 만약 현재 원유 수요를 수입에 의존하지 않게 되었다고 가정을 한다면 우리 경제에 어떠한 「플러스」효과가 발생하겠는가?
75년의 우리나라 생산·수출입·물가 등 제 여건을 전제로 해서 보면 우선 무역 수지면에서는 고질적인 역조현상은 불식되어 1년 이내에 균형 될 뿐만 아니라 흑자기조로 반전될 것이다.
물가면에서는 원유가 인상에 따른 충격이 없어질 것이므로 국내물가는 매우 안정될 것이며 이에 따라 우리의 국제경쟁력은 크게 강화될 것이 분명하므로 수출은 더욱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경제 성장율도 더욱 높아질 것인바 원유 수입 부담만 배제하여도 75년 기준으로 4%의 추가성장이 우선 실현될 것으로 보이며 간접 효과까지 고려한다면 성장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 마저 있다.
이리하여 현재 정부가 4차 경제개발계획 지침에서 제시한 성장율과 그밖에 환율·인구증가율·물가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볼 때 1980년대 초반에 가면 우리나라 1인당 GNP는 1천5백「달러」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추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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