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TV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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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TV★프로그램○가운데에서 연속극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는 사실만으로도 한국TV의 낙후성을 쉽게 알 수가 있다. 연극이나 영화의 경우는 두말할 것도 없지만 TV의 경우에도 「드라마」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작가가 구상한 주제가 대담한 생략을 통해 밀도 높게 압축되어야 한다.
그러나 연속극의 형태로 TV「드라마」를 전개할 때 「드라마」의 구축을 위해 잡다할이만큼 사소한 일들을 상세히 묘사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한국TV「드라마」의 문제성은 작가의 능력부족과 불성실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연속극의 형식에도 있다.
○...『부부』(TBC)는 「시튜에이션」「홈·드라마」로 한국가정에서 흔히 보는 붑간과 모자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현대적 상황과 감각에 맞는 효행을 「드라마」를 통해 부각해 보려는 의도에도 호감이 가지만 무리가 없는 상황설정과 「시튜에이션」을 지향하는 제작진의 태도가 좋다.
이와는 반대로 『님』(TBC-TV)은 작가가 시청자를 과소 평가하는 단계를 넘어 우롱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연속극이다. 암울한 내용을 끝없이 끌어가면서 말초누선을 신파조로 자극하려는 작가의 저의엔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다.
○...『우리 자랑 노래자랑』(MBC)는 「클래식」가곡의 직장대항 노래자랑이다. 노래 자랑 형태로 전개되는 「포맷」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나 「클래식」을 기피하는 상업방송이 이런 형태로나마 「클래식」을 들려준다는 것이 「프로그램」의 특색이다.
그러나 직장대항으로 하더라도 직장간의 친목을 도모하는데 「프로그램」의 목적이 설정되어야겠고 심판관 같은 심사위원의 태도는 지양되어야 할 것 같다.
노래를 전공하지 않는 「아마추어」의 노래라는 점을 감안하여 전문적인 평보다는 격려가 되는 칭찬에 인색하지 않아야 될 것 같다. 또 「프로그램」의 진행이 너무 형식적이고 기계적인 것이 흠이다.
『내 마음의 노래』(TBC)는 그리운 옛 가곡을 다시 불러 아름다웠던 옛날을 회상해보자는 취지로 제작되는 『프로』다.
그러나 그 의도와는 달리 『프로그램』의 길이가 너무 짧아 정서적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미흡하다. 시간에 인색하지 말고 30분 정도를 할애하여 본격적인「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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