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은 행동·실천의 철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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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구=양태조·김탁명기자】75년도 전국 새마을 지도자 대회가 10일 상오 10시 경북 대구시 실내체육관에서 박정희 대통령을 비롯, 국무위원, 지방장관, 그리고 전국 새마을 지도자 5천명과 유공자 등 7천4백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전국 새마을 지도자들은 이날 대회에서 76년을 『국토의 기능과 면모를 정비해 통일의 역량을 배양하는 해』로 설정, ①유신이념을 앞장서 실천하고 ②조국 근대화를 앞당겨 이룩하며 ③쌀 3천4백만섬 증산 목표를 달성한다는 등 3개항을 결의했다. 지도자들은 또 『80년대까지 1백40만원의 농가 소득 목표를 실현하고 새마을의 의지로 총력 안보 태세를 굳건히 할 것』을 다짐했다. 박 대통령은 대회에서 홍순일씨(42·경기도 용인군 남사면 창2리) 등 새마을 유공자 5l명과 서경원씨(경기도 안성군 안성읍 실왕동)등 증산 유공자 29명에게 훈장·포장을 수여하고 46명을 표창했다. <서훈자 명단 8면에>
박정희 대통령은 유시에서 『새마을 운동은 농촌에서 불이 붙어 도시로, 가정으로, 직장으로, 학교로, 최전방 군부대로까지 확산돼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고 말하고 『이제 이 운동은 범국민적인 정신 혁명운동이 되고 있고 조국 근대화의 추진력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새마을 운동은 실천과 행동이 따르는 행동 철학』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 유시 요지>
『지난 5년간에 새마을 운동의 성과는 역경에 도전한 우리의 승리다. 5년간에 우리나라 모습은 변모했다. 특히 농촌 모습이 달라졌다. 의식구조가 달라졌다.
지난날 농민이 가난을 숙명처럼 생각했으나 이제 와선 왜 가난하게만 살아야 했는가의 이유를 알게됐다.
어떻게 하면 가난에서 벗어나서 잘살 수 있느냐는 것도 깨닫게 됐다.
부지런하게 일하고 남에게 기대거나 의지하겠다는 생각 버리고 자조·자립의 정신으로 이웃끼리 협동하는 자세를 가지면 잘 살 수 있는 것이다.
실천을 통해 부자 마을이 된 부락이 지난 5년 동안 해마다 늘어났다.
과거에는 도시는 잘살고 농촌은 못 산다거나 도농의 격차가 크다는 말도 있었으나 작년 연말로써 농가 소득이 도시 근로자의 소득을 4% 앞질렀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60∼65%였다.
농가 소득이 도시를 앞지른 것은 「아시아」에서도 일본을 비롯한 한 두 나라가 있을 뿐이다.
5년 동안 우리 국력은 배로 늘어났다. 지난 5년간은 어려운 시기여서 석유파동이다. 인도지나 사태다. 어려움이 겹쳤다.
그러나 이 어려운 시기를 단결된 힘으로 슬기롭게 극복해 왔다.
유신 체제하의 총화 단결로써, 새마을 정신으로 도전을 극복 해 왔다. 즉 새마을 정신이 나라 기틀을 튼튼히 하고 국력을 키워 온 것이다.
새마을운동은 잘살기 위한 운동이다. 다른 각도에서 말하면 새마을 정신이란 애국정신, 애족정신이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자기만 살겠다고 도망하는 정신은 새마을 정신이 아니다. 나라를 지키겠다는 애국정신이 곧 새마을 정신이다. 우리 이웃에 불우한 이웃이 있는 것을 보고도 모른 체 하는 것은 새마을 정신이 아니다.
어려운 이웃이 있을 때는 남의 일이 아니라 내일처럼 생각하고 이웃끼리 서로 협동하여 도와주어야 한다.
이 시점에서 새마을운동을 반성하면 고쳐 나가야 할 점,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은 것으로 안다.
그 동안 나는 국도를 따라, 고속도로를 따라, 어제는 서울서 대구까지 오면서 연도의 마을들을 유심히 보았다.
어떤 부락은 윤기가 흐르는가 하면 어떤 부락은 개발 안되고 뒤떨어진 부락도 많이 눈에 뛴다. 시간이 갈수록 잘사는 부락과 뒤떨어진 부락의 차이가 차차 늘어나게 될 것이다.
못사는 부락도 노력했을 것이나 실천하는 방법이 잘못 됐을 것이다. 이런 부락은 왜 실패했나를 반성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
성공 부락을 보더라도 한 두번 실패는 있다. 문제는 실망·좌절하지 않고 재기한 부락은 성공한다는 것이다. 실망·좌절에 빠져 포기하면 다시 일어날 수 없다.
실패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 지도자가 없다거나 지도자가 열심히 하는데도 부락민의 단결심이 없었다거나 계획이 실정을 무시했거나 기술적 문제의 검토 없이 했다거나 경제성을 고려하지 앉았다거나 등의 여러 원인이 있을 것이다.
이런 것을 세밀히 분석해서 앞으로 시정하고 부락민이 단합해 갈 수 있는가를 연구하여 밀고 나가면 성공할 수 있다. 성공한 이웃 부락의 경험담을 듣고 자기 부락도 성공시킬 수 있다.
80년대 초에 가면 우리나라는 중화학공업 국가가 될 것이다. 우리 농촌도 그때 가면 자립 마을이 되어 잘사는 부락이 될 것이다.
국민소득은 1천「달러」가 넘으리라고 본다. 이렇게 되면 우리도 잘사는 나라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그때에는 농가 평균 소득이 1백40만원이 된다는 것은 전국의 평균 소득이 1백40만원이라는 말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잘사는 마을은 2백∼3백만원도 될 것이다.
그런가 하면 1백만원도 못되는 부락이 있을 것이다. 이런 부락이 되어서는 안되겠다. 뒤떨어진 부락은 분발해야 한다.
외국에서는 새마을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여기 와서 돕겠다는 사람이 있다. 외국의 학자들이나 전문가는 새마을운동에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외국 사람은 이런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이웃 부락의 잘되는 새마을운동을 본받지 않는다면 누가 도와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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