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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재일교포사회(3)|성묘방한계기로 동요하는 조총련|한 조총련 간부의 경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한번은 갔다 돌아올 수 있었으나 두 번째 가면 정말 못 돌아온다』이것은 재일 조총련의 요즈음 선전이다.
조총련계동포들이 지난 추석 성묘를 마치고 무사히 일본에 돌아오자 앞으로의 성묘나 모국방문을 방해하기 위해 조총련이 이런 식으로 나오고있다.
그러나 살아생전 한번만이라도 그리운 고향을 찾고싶어 『가보았더니 어떻더냐, 과연 돌아오는데 문제가 없더냐』고 묻는 조총련계 동포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9월15일 추석성묘단 제1진으로 36년만에 고향을 다녀온 구말룡씨(일본명 「야마모드·류우이찌」·구·동경도대전구동6향)는『당신은 조총련 적이고 더구나 조총련조직의 간부이기에 남한 땅에 가면 진짜 못 돌아온다』 는 조총련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죽어도 괜찮다』는 결심으로 고향에 가기는 했으나『돌아오는 비행기를 탈 때까지 안심을 못했다』 고 실토했다.
구씨는 조총련 조직 중 큰 비중을 차지하고있는 일본전국규모의 합동조합 부이사장직외에 신용조합의 총대직도 맡고있어 조총련계 실업인중에는 상당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구씨는 조총련계 동포들이 요즈음 『가보았더니 진짜 어떻더냐』고 많이 물어와 한국에서 본대로 느낀대로 이야기해주면 한번 가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는 것이 구씨의 이야기였다.
조총련계에서 방해가 더욱 심해졌다는 것이다. 첫 성묘단이 떠날 때만 해도 조총련 방해공작을 피해「요꾜하마」 지역에서「조선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동경성묘단에 끼여가는 것이 가능했으나 지금은 감시가 더욱 심하다는 것이다.
또 일단 모국을 방문하고 돌아와 「조선적」을 한국적으로 바꾸는 경우여러가지 협박을 당하기 마련이라 한다.
가장 두드러진 예는 조총련계 신용조합에서 대부를 받은 사람이 대출금의 상환독촉을 받는 것 .
내심은 모국을 방문하고파하는 동포들이 많지만 이런 걱정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구씨의 이야기다.
구씨도 1억 「엥」의 사업자금을 조총련계 신용조합에서 빌어쓰고 있어 멀지않아 협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씨는 조총련계 중진실업인이고 또 조직의 간부이기 때문에 부작용을 고려하여 아직 빚청산독촉장이 안 날아왔으나 측면에서 협박을 받은 일이 있다.
조총련계 신문사에서 『생산협동조합 부이사장이 갔다와서 문제가 있으니 한번은 갔지만 두 번은 안가겠다』 는 성명서를 내라고 강요했다는 것이다.
이제 어느때고 가고싶으면 갈 수 있게된 고향땅에 금년에 또 가고 내년에 다시 가서 한국에도 사업체를 벌이겠다고 구씨는 새 설계를 펴 보였다. 무역으로 수억대의 회사를 경영하고있는데 『일본에 재산을 남겨 놓았자 일본 돈밖에 안되기에 고향에도 공장을 차리고 싶다』고 했다. 가족은 일본인 부인과 의학박사인 아들 및 출가한 딸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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