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채상환약속 계속 어기는 북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런던=박중희 특파원】막대한 해외부채의 상환압력을 받고 있는 북괴는 갖가지 고육지책을 시도하고 있으나 계속 궁지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재계소식통에 따르면 북괴는 외채상환을 위해 그동안 중공·소련을 비롯한 다른 공산권 블록 국가에 도움을 청했으나 실패했을 뿐더러 월맹과 같은 동료국가에까지 간접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북괴가 서구제국·호주·일본·캐나다 등에 지고 있는 외채는 약 5억 달러로 추정되는데 이중 대부분은 72년과 73년 사이 호주와 일본으로부터 밀과 산업장비를 대량 구입할 때 비롯된 것이다.
상환은 2∼3년에 걸쳐 반년씩 분납한다는 조건으로, 이자는 런던 국제시장금리에 1·25%를 가산하여 달러·프랑 또는 마르크화로 한다는 것이다.
북괴가 지급을 거절하는 사태에 부딪치면서 호주·영국·일본 등 채권단은 호주와 뉴질랜드 은행을 의장으로 지난 6월 중순 런던에서 회합을 가졌다.
이 자리에 북괴에선 수출입은행 부총재인 김영철이 참석해 지급기일을 재조정하는데 합의했다.
첫 분납기일은 7월이었으나 북괴는 그 약속의 일부만을 이행했을 뿐 9월부터는 모든 상한을 전면적으로 중지했다.
9월초 프랑스·캐나다 등 서방국가들이 파리에서 다시 소집한 채권단회의에 김영철이 또 참가, 런던 회합 때와 비슷한 합의에 도달했었다. 그러나 북괴는 여전히 약속을 파기, 이 합의 역시 완전한 실패로 판명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