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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샤의 한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셰익스피어의『햄릿』을 보면『속인에 캐비아』라는 말이 나온다. 우리의 속담으로 치면『돼지에 진주』라는 뜻과 비슷하다.
그러나 캐비아는 알고 보면 카스피해에서 잡히는 철갑상어의 알을 소금에 절인 것이다.
이것은 술안주로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진미의 하나다.
카스피해를 끼고 이웃해 있는 이란은 바로 그 캐비아의 중요수출국이다. 이란이라면 고원의 황량한 사막 국으로 알기 쉽지만, 그런 일품요리의 나라인 것은 좀 뜻밖이다. 세계시장에 나가 있는 캐비아의 80%는 이란 산이라고 한다.
이란의 면적은 한반도의 약7·5배. 인구는 3천만 명 남짓하다. 국토의 절반 가량은 삼림과 사막이 차지하고, 그밖에 목초 지를 제외하면 가 경지는 10%를 조금 넘는다. 그 가 경지의 60%가 휴 한지로 남아 있고 전 국토의 5%에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하지만 이 나라는 석유자원이 풍부해서 오늘날 자원시대의 각광을 받고 있다. 석유매장량은 2백20억 배럴로 추정되며, 이것은 세계매장량의 8·6%에 가까운 규모다.
이란은 원래 그 유서 깊은 페르샤이기도 하다. 페르샤라면 누구나 고대사에서 눈부시게 느껴지는 페르샤 제국이 연상된다.
이란이란 국명은『아리아인의 나라』라는 의미에서 비롯되었다. 1935년 리자·샤 왕조에 의해 페르샤라는 국명은 철폐되었다.
이들의 종교는 98%가 이슬람교. 따라서 코란(경전)의 계명은 생활습관은 물론, 정치의 행 태에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가령 경제적으로는 이자수입을 엄금하는 코란의 가르침을 따라야 하는 것이다. 이런 계율은 외국과의 경제협력에서도 위력을 갖는다고 한다.
한편 이들 이란사람들은 한국사람과 일맥상통하는 면도 없지 않다. 우선 기후가 부분적으로는 우리와 비슷하다. 위도 상으로도 비슷해서 겨울엔 시베리아의 영향을 받고, 여름엔 해양성기후의 성격을 갖는다. 이란 사람들은 시와 문학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그 성격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는 어두운 역경도 없지 않았다. 한때는 의회를 해산하고 긴급조치에 따라 대 개혁을 강력히 추진한 적도 있었다.
우리나라와는 국교13년째를 맞는 우방. 요즘 양국사이에 맺어진 의정서를 보면 미구에 이란에서는 한국 붐이 일어날 것 같다. 페르샤 고원에 한국의 기술과 자원으로 10만 채의 주택이 들어서게 된다는 말은 자랑스럽기도 하고, 한편 격 세의 감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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