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삼거리시장에 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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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1일 상오3시40분쯤 서울관악구노량진2동 307의15 삼거리시장 1층다동 양품점(주인 임승규·34)에서 원인 모를 불이 나 1층66개 점포와 2, 3층의 25가구등 총 건평 1천2백평중 7백여평을 태우고 상오6시쯤 꺼졌다.
이 불로 1층 양품점에서 잠자고있던 임씨의 부인 김옥순씨(34)와 장남 영기군(11·노량진국교4년) 2남 영범군(9·노량진국교2년) 3남 형준군(7) 등 4명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불에 타 숨지고 4백여명의 이재민을 냈다.
불을 처음 본 시장경비원 김용관씨(31)에 따르면 임씨의 양품점에서 갑자기 불길이 솟아 『불이야』 소리치며 점포를 돌아다니며 문을 두드려 사람들을 깨워 긴급대피시켰다는것.
임씨는 10일하오11시50분쯤 점포안에 있는 방에서 가족들과 함께 잠이 들었는데 갑자기 부인 김씨가 불이 났다고 혼들어 깨워 혼자 뛰어나왔다고 말했다.
불이 난 양품점은 7평으로 점포 뒷 부분을 「베니어」만으로 칸막이를 해 온돌방1개를 만들어 상점을 해왔다는것.
경찰은 임씨를 중실화 혐의로 입건하고 정확한 화인을 조사중이다.
경찰은 피해액을 4천7백여 만원으로 추산하고있으나 상인들은 피해액이 2억원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불이 난 삼거리시장은 입구도로 폭이 좁은데다 길 가운데 노점이 많아 소방차가 일찍 출동했으나 들어가지 못해 진화작업이 늦어졌고 시장자체의 소방시설이나 소방기구가 전혀 없어 자체소화를 못했다.
불이 난 삼거리시장은 지난63년 노이산업(대표 김용철·60)에 의해 개설되었으나 시장개설허가를 받지 않은 무허가임이 밝혀졌으며 4개동 3백여점포마다 연탄아궁이가 있는 방을 만들어 상인들이 가정집으로 쓰고있어 항상 화재위험을 안고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2, 3층에는 모두 5평짜리 「아파트」 1백여 가구가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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