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골목 이 잡듯 … 대전 지키는 3297개 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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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대전 유성구에 문을 연 유시티통합센터. 대전 지역에 설치된 3297대의 폐쇄회로TV(CCTV)를 통해 범죄예방 및 주·정차 단속 활동을 한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덕구 평촌동 공원에서 학생으로 보이는 청소년 10여 명이 집단 패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가까운 곳에 있는 순찰차는 곧바로 출동하기 바랍니다.”

지난 19일 오후 10시 대전유시티통합센터 폐쇄회로TV(CCTV)를 통해 확인된 현장 상황을 요원이 경찰에게 전달했다. 지령을 받은 지구대의 경찰관 4명이 현장으로 출동, 음주 상태에서 싸우던 학생들을 제지한 뒤 지구대로 연행했다. 학생들은 부모의 동의로 훈방 조치됐고, 이들에게 술을 판 수퍼마켓 업주는 행정처분을 받았다.

이달 초에는 대전시 동구 용전동에서 술을 마시고 다른 여학생을 폭행하던 4~5명의 여학생이 CCTV를 관찰하던 요원에게 발견돼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19일 문을 연 대전시 유성구 계룡로 132번길(봉명동) 유시티통합센터. 센터 관제요원들이 거대한 CCTV 화면을 통해 대전의 주요 교차로와 상가 밀집지역, 아파트·주택 골목길, 학교 주변을 검색했다. CCTV 통합관제센터는 지난해 12월 입주해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45명으로 구성된 요원들은 24시간 3297대의 CCTV를 보며 불법 주·정차 단속과 범죄 이상징후 등을 관찰한다.

학교 주변에서 거동이 수상한 사람을 발견하면 자동인식센서를 통해 이동경로를 집중 감시, 납치 등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게 된다. 센터에는 대전지역 5개 구청에서 관리 중인 CCTV를 모두 집결시켰고 대전경찰청 소속의 CCTV 80여 대도 운영하는 등 대전지역 구석구석을 이곳에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구청에서 운영하는 CCTV를 한곳에 모은 것은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대전이 처음이다.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의 센터에는 관제요원 45명을 비롯해 각 구청의 불법 주·정차 단속요원 15명, 경찰관 6명, 관리직원 9명 등 75명이 근무한다.

CCTV 통합관제센터 외에 도안유시티센터와 대전교통정보센터, 지역정보통합센터가 내년 말까지 유시티통합센터에 입주한다. 도안유시티센터는 행정·교통·복지 등 다양한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시설로 교통신호제어·교통CCTV·교통정보·버스정보 등을 관장하는 교통 U서비스와 U방범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이 센터는 10월까지 구축된다. 현재 중구 선화동 옛 충남경찰청에 있는 대전교통정보센터는 12월까지 유시티통합센터로 이전하며 지역정보통합센터도 내년 상반기 중 옮긴다. 대전시는 통합센터 운영으로 연간 28억2000만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거두는 것과 함께 5개 구청도 연간 3억4000만의 운영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전시와 대전경찰청은 센터 입주가 완료되면 주·정차 단속용 CCTV를 주간에는 교통단속, 야간에는 범죄예방에 활용할 예정이다. 정보관리도 철저하게 이뤄진다. 우선 관제요원은 근무 전 휴대전화 등 소지품을 모두 사물함에 보관하고 센터에 들어가야 한다. CCTV를 통해 시민의 일상이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업무와 관련한 정보를 외부로 유출하지 않는다는 서약도 받는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유시티통합센터는 시민 안전을 지키는 파수꾼”이라며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운영으로 경제적·행정적 시너지 효과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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