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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김치 그 진미를 찾아서|우수자여사의 솜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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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예부터 깔끔하고 맛갈스러운 음식의 고장으로 이름난 개성의 진미, 김치는 「쌈김치」. 요즈음에는 「보쌈김치」라 해서 상당히 일반화된 김치지만 역시 참맛은 제고장사람의 솜씨라야 한다.
개성이 고향인 진홍섭교수(이대 박물관장)댁에서는 고향의 맛 그대로의 개성식「쌈김치」를 담그고 있는데 이는 부인 우수자 여사의 알뜰한 음식솜씨 때문이다.
『흔히들 여기선 「보쌈김치」라고 하는데 개성에서는 그냥 「쌈김치」라고해요.』 우여사의 설명에 따르면 배추는 재래종의 길고 단단한 것을 골라야 김치가 쉬 무르지 않는다. 젓갈은 새우젓을 쓰는데 김치를 담그기 2,3일전 소쿠리에 새우젓을 얹고 물을 부어 적당한 농도로 맞춘다.
배추는 소금에 절여 씻은후 5cm정도로 자른다음 새우젓국을 끼얹어둔다. 배추잎은 따로 잘라서 겉을 싸는데 쓴다. 양념은 생강·마늘·마·미나리·고수를 준비하는데 모두 채를 친다. 한편 무우는 납작납작 썰어 고춧가루와 새우젓 국물에 무친다. 토막친 동태·큰새우·낙지등은 고춧가루·새우젓국·소금과 미리 준비한 채친 양념으로 무쳐 쟁반에 담아 놓는다. 동태대신 북어를 다듬어 쓰기도 한다. 여름에 담가 둔 파란 오이지도 토막쳐 넣는다. 웃 고명으로는 밤체·실백·실고추·미나리·고수를 마련해야한다.
『「쌈김치」는 특히 국물이 맑아야 제맛이 나기 때문에 절대 양념을 으깨서 사용하는 법이 없어요. 모두 채를 칩니다』는 것이 우여사의 설명.
쌈을 쌀때는 우선 배추잎은 쟁반이나 대접에 펴고 토막친 배추줄기를 원형으로 세운다. 그 사이사이에 양념한 무우·동태·배추·낙지·오이지등을 적당히 끼우고 위에 준비한 고명을 살짝 얹으면 하얗고, 빨갛고, 푸른 「쌈김치」가 된다.
그위를 배추속잎으로 덮고 단단히 겉을 싼다.
『작은 항아리에 담가 익히는데 바닥에는 갓 잎을 깔고 배추쌈을 착착 얹어요. 군데군데 양념한 무우 토막을 지르는데 이것이 익으면 또한 별미지요.』 김치를 담근지 3,4일 뒤에는 맑게 가라앉힌 새우젓국물을 부어 서늘한 곳에서 익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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