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탈피못한 「쇼」·「코미디」|TV「프로」향상협의회서 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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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텔리비젼」오락「프로」의 주종을 이루는 「쇼」와 「코미디·프로」가 억지 웃음을 강요하는 작위성과 저속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TBC-TV는 23일 하오 3시 동양방송 3층 회의실에서 자체「프로」향상을 위해 제3회 TV「프로」향상 협의회를 열고 「쇼」와 「코미디·프로」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이상희 교수(서울대) 최정호 교수(성균관대) 강현두 교수(서강대) 윤용 교수(고려대) 이상국 교수(연세대) 유근일씨(중앙일보 논설위원) 공종원씨(동) 등 협의회위원과 곽규석·이봉조·정소녀양 등 실무진들이 참석했다.
다음은 이날 토론된 내용의 요지. 우리나라 「쇼·프로」에는 진정한 「버라이어티·쇼」가 없이 작위적이요 「쇼」 외적인 것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각국 사이에 독창적인 기획이 없기 때문에 호화로운 화면구성 등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대표적인 「버라이어티·쇼」로 『쇼쇼쇼』(TBC)를 들 수 있지만 이것마저 「버라이어티」가 아닌 음악 「프로」에 가깝다.
특히 「쇼·프로」의 성패를 좌우하는 사회자의 문제는 심각할 정도. 「오버·액션」과 틀에 박힌 진행, 억지박수의 강요는 부자연스러움과 역겨움을 느끼게 할 뿐 아니라 시청자를 얕보는 인상을 줘 저항감마저 느끼게 하고 있다.
너무 자연스러우면 성실성이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어떤 규격을 탈피하는 자연스런 사회자의 개발과 훈련이 아쉽다.
내용에 있어서도 「그 가수에 그 노래」거나 인기인들의 출연이 대부분으로 시청자들에게 식상한 느낌을 주고 있다. 인기인들의 장님행세나 풍선 터뜨리는 것으로 웃음을 강요하는 때는 지났다.
「코미디·프로」는 한마디로 소재빈곤 속에서 전전하고 있는 상태. 각국의 개성없는 「코미디·프로」를 보면 무슨 저질경쟁을 벌이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그 큰 이유는 「코미디·프로」만 전문적으로 하는 「스크립트·라이터」부재와 우리나라와 같은 상황에서 소재의 범위가 극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 고료가 적어 한 「프로」에 고정되어 있는 작가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커미디언」의 질도 큰 문제의 하나. 현재 TV에서 활약하고 있는 「커미디언」들은 대부분 과거 3류 극장에서 낮은 수준의 사람을 웃기던 사람들. 이들의 TV에의 등장은 TV매체의 특성 때문에 더욱 그 저질이 「클로스업」되게 마련이다.
이러한 「쇼」와 「코미디·프로」의 개선을 위해 우선 각국은 모방이 아닌 독창적인 「프로」개발에 경쟁을 해야할 것이다. 소재의 개발을 위한 「코미디」전문 「스크립터」와 품격을 갖춘 사회자의 개발과 육성도 병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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