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도 부산에도 연극 문화 본격화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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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방 도시에선 최초로 연극 전용 소극장 「카페·테아트르」가 개관한 것을 계기로, 제2의 도시 부산에 연극 문화가 본격적으로 활기를 띨 전망이다.
대학이 5개 나 있고 규모가 큰 지방이니 만큼 그간 연극 공연이 부진했던 것이 이상할 정도였던 부산에 연극이 번성할 수 있으리라고 연극인들이 기대한 것은 5∼6년 전부터.
그러나 공연장이 부산 시민 회관 하나 밖에 없는데다, 고정 연극 인구가 몇명이나 될까에 대한 회의로 부산의 연극 성장은 그간 부진해왔던 것.
그런데 올 가을에는 이 회의를 넘어서, 「카페·테아트르」 (대표 진재철)가 개관됐고 이 개관 기념을 위해 서울의 7개 극단 (자유·민예·실험·민중·산하·광장·가교)이 단막극들을 공연한다. 또 시민 회관을 대관, 신협은 이미 공연을 가졌고 민중은 26일 공연 (『토끼와 포수』)을 가질 예정이다.
좌석 1백50석, 무대 10평의 극장 「카페·테아트르」가 개관한 것은 단순히 소극장 하나가 생겼다는 것보다는 『부산 지방 극장들이 공연할 장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의 깊다』고. (평론가 이태주씨의 말)
서울의 극단들이 전례 없이 부산에서 공연을 자주 갖는다는 것은 부산 지방 연극의 육성이라는 면에서 파악할 때 『앞으로도 계속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서국영 부산대 교수의 말), 현재 원형 무대·전위 무대·극단 현장·극단「69」 등 4개의 「아마추어」 극단 밖에 없는 부산의 연극계에는 자극제가 되고 있다.
한편 18일 하오 6시30분 개막된 「카페·테아트르」의 첫 공연 (자유의 「타이피스트」)에는 1백50석이 모자랄 만큼 관객이 들어차 부산의 연극 앞날이 밝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11월30일까지 매주 토·일요일에 진행될 「카페·테아트르」개관 기념 공연에 참가하는 7개극단의 앞으로의 공연 작과 일정은 다음과 같다.
▲25일∼26일 (매일 하오 6시30분, 8시30분)=민예의 『서울 말뚝이』 (장소현 작)
▲11월1일∼2일=실험의 『너도 먹고 물러나라』 (윤대성 작)
▲11월8일∼9일=민중의 『스트립티즈』 (므로체크 작)
▲11월15일∼16일=광장과 산하 중 미정.
▲11월23일∼24일=가교의 『판타스틱스』 (톰·존즈 작)
▲11월29일∼30일=광장과 산하 중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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