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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루·비엔날레」 개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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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3회 「상파울루·비엔날레」가 43개국에서 4천여점을 출품한 가운데 지난 17일 「브라질」「상파울루」의 「이비라푸에라」 공원 전시장에서 개막됐다.
격년제로 열리는 이 국제전의 이번 대상은 헝겊으로 만든 조각 7점을 선보인 「유고」의 여류 작가 「야고다·비치」씨가 차지, 1만2천5백「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특별상은 「멕시코」, 1위는 「아르헨티나」의 작가가 차지했고 이밖에 「스위스」「브라질」「파라과이」「프랑스」 서독 일본 「스페인」「이탈리아」등 12개국 작가들이 수상했다. 한국에선 회화·조각에 걸쳐 17명의 작가가 49점을 냈으나 단 1명도 수상 대상에 들지 못했다.
이번 전람회의 경향은 최첨단적인 실험 제작보다는 비교적 보편화된 전위 작품들에 상이 돌아갔다는 평판. 한국에서 낸 작품은 그 범주에서 그리 벗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도 역시 경쟁의 마당이라면서 출품 요령에 「미스」가 있지 않느냐고 지적되고 있다.
첫째 한국은 너무 많은 작가가 경쟁적으로 참가함으로써 개개 작가로 볼 때는 전혀 눈에 띄지 못했다. 대상을 받은 「유고」의 경우 작가 1명이 7점을 내게 한 것은 좋은 대조를 이룬다.
이러한 집중적 지원은 우선 해외의 미술 동향을 충분히 파악, 적어도 경쟁에 가능한 작가를 엄선해 보내야겠다는 것이다. 이곳 「상파울루」에 온 작가 김종학씨도 이 점을 시인하며 귀국하는 대로 미협 측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둘째는 작품을 가지고 국가 대표로 현지 파견하는 「코미셔너」의 문제다. 한국에선 이번 여류 조각가이며 미협 부이사장 김정숙씨를 참석케 하였다고 하는데, 현지에선 아직 소문뿐이다.
특히 이번 「비엔날레」 심사 위원은 「브라질」「아르헨티나」「멕시코」「프랑스」 서독의 5개국 사람. 즉 대체로 「라틴」계 사람들이므로 이들과 영어는 통하지 않는다.
그러나 불어나 「포르투갈」어·「스페인」어를 할 줄 아는 「코미셔너」를 보내어 심사위원들과 접촉하게 하며 또 작가보다는 평론가라야 효율적일 것으로 내다보인다.
한국이 「상파울루·비엔날레」에 「코미셔너」를 파견한 것은 7회 이후인데 대체로 작가이며 미협 임원이었으나 이곳의 각국 예는 그와 정반대인 것이다.
다만 이번에 특기할만한 것은 7회 때 특별상을 받은 김환기 화백의 추모전이 「비엔날레」측의 초대로 개최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 화백은 작년에 미국에서 작고했지만 미망인 김경안 여사가 그 준비를 위해 여름동안 몇 차례 이곳에 왔었다. 【상파울루=허준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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