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전용』놀호 치열한 공방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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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5백29돌 째 한글날을 맞아 각종 행사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글 전용을 반대하는 국어국문학회를 비롯한 8개 단체와 찬성하는 한글학회 등 3개 단체가 이제까지의 한글날 행사를 놓고 시비, 성명전까지 벌이고 있어 화제가 되고있다.
시비의 발단은 지난 9월25일 국어 국문학회 등 8개 단체가 한글날 기념 학술강연회 개최 통지문에서 『지금까지의 한글날 행사를 돌이켜보건대 한글학회를 주축으로 하여 축제기분으로 하루를 보내는 것만으로써 능사를 삼아왔다』고 꼬집은 데서 비롯됐다.
이에 대해 한글 학회 등 3개 단체는 지난 5일 『우리 모두 역사의 수레바퀴를 앞으로 밀어 가는 일꾼이 됩시다』라는 장문의 성명서를 발표, 국어 국문학회의 주장을 『역사의 흐름을 막으려는 운동』이라고 반박하고 『수십년 전부터 우리 선배들이 이 날을 기뻐해 온 일이 마땅하지 못한가』 『축제를 지내지 않으면 슬퍼해야 옳단 말인가』고 흥분했다.
이번의 사태에 대해 국어학계의 뜻 있는 인사들은 두 「그룹」이 이런 식으로 대립하는 이상 우리말의 발전은 도모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이런 풍토는 시급히 개선돼야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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