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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의 알리-프레이저 결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프로·복싱」세계「헤비」급 「챔피언」인 「무하마드·알리」(33)가 전「챔피언」「조·프레이저」(31)의 도전을 받는 세기의 「타이틀·매치」가 1일 상오11시45분 「필리핀」「케손」시의 「아라네타」실내경기장에서 벌어진다.
떠버리 시인「알리」와 가수철권 「프레이저」의 이번 대결은 작년10월30일「자이르」의 「킨샤사」에서 사상 최고액인 5백만「달러」씩의 「개런티」를 받고 격돌했던「알리」·「포먼」전 못지 않게 세계의 「복싱·팬」들을 흥분 속으로 몰아 넣고 있다.
이루 검은 「슈퍼맨」들의 대결은 이번으로 세 번째. 71년 저돌적인 「챔피언」이었던 「프레이저」는 징병문제로 4년 만에 「롤·백」한 「알리」를 맹타하여 판정승. 2년 만인 73년엔 반대로 「알리」가, 「포먼」에 무참히 깨어졌던 「프레이저」를 시종 괴롭힌 끝에 역시 만점으로 설욕했었다. 따라서 이번의 「스포츠·쇼」는 1승1패의 맞수가 벌이는 숙명의 결전이라고 특별한 흥미 때문에 더욱 열기를 뿜는다.
두 철권 자신들도 「복싱」일생의 최후를 장식하는 영욕의 기로에 서 있음을 숨기지 못한다. 「프레이저」는 지난24일 『승패를 불문한 은퇴경기』임을 선언, 사생결단의 의지를 보였고 「알리」도 『패하면 끝장』이라고 말해 배수진을 쳐놓은 것.
「알리」는 지금까지 50전48승 (34KO) 2패이며 「프레이저」는 34전32승(27KO) 2패. 사상 처음으로 소련을 포함한 64개국에 TV중계될 예정인 이 경기는 미국 「돈·킹」이므로 「프로덕션」과 함께 「필리핀」정부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것이 이채.
한편 우리나라의 각 방송국은 문공부가 외국선수들끼리의 대결이라는 점 때문에 이 대전실황의 TV·「라디오」중계를 불허함으로써 소련 등과는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수용정원이 2만5천명인 이 실내체육관의 입장권은 벌써 매진.
「링·사이드」가 12만원(2백40「달러」), 일반석 최하가 2천50원(4「달러」)으로 입장 수입만 무려 8억 여 원(1백60만「달러」)이고 TV중계수입은 약7백만 「달러」 총 수익금 중 5백만「달러」는 「돈·킹」「프로덕션」이 갖고 나머지의 15%는 「필리핀」정부에 돌아간다. 「개런티」는 「알리」4백50만「달러」(22억5천만 원), 「프레이저」2백만「달러」(10억 원) 인데 「게임」전날 선불된다.
전통적인 「복싱」의 나라 「필리핀」은 「알리」-「프레이저」전을 앞두고 완전히 들뜬 상태, 거리의 젊은이들에겐 「알리」와 「프레이저」의 이름과 얼굴이 새겨진 「샤쓰」와 「배지」가 판을 치고 술집에서는 『「알리」의 「펀치」』『KO티코』『마닐라·고릴라』등 급조된 이름의 「칵테일」이 나돌기도.
잠시도 쉴 줄 모르는 떠버리 「알리」의 입은 지난18일 「마르크스」대통령 접견 때부터 여전히 건재, 『「프레이저」를 1「라운드」에서 KO시켜버리겠다』고 호언 장담했다. 그는 전에 없던 기발한 신경전까지 벌였다. 21일「프레이저」의 연습장을 기습, 모의권총을 겨누며 『쏴 죽이겠다』고 소동을 피워 「프레이저」를 깜짝 놀라게 만든 것.
그러나 「알리」는 26일 여자관계로 「벨린다」와 밤새도록 대만 부부싸움을 벌이는 자중지난을 겪었고 반면 「프레이저」는 조용히 결전의 순간을 기다릴 뿐이다.

<박군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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