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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통 트일 구주 경제 서독·불, 경기자극 책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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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영국 등 서구의 다수국가들이 몸을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의 경제난에 빠져있는 지금 서구경제에 비중이 큰 서독과「프랑스」두 나라가 연이어 약4백억「프랑」(1백억「달러」)을 푸는 경기 자극책을 발표했다. 특히「프랑스」는 3백5억「프랑」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어서「유럽」경제의 경기회복을 선도할 것이라는 기대가 일고있다. 그러나 서독과「프랑스」의 경기자극 책이 서로 호흡이 들어맞는 것이 아니므로 문제가 없지 않다. <편집자주>

<서독>실업률 높은 건설업에 중점|57억 마르크 투입, 주택·토목공사 확대
서독은 8월말 현재 실업률 4.5%, 즉 1백3만명의 실업자 문제를 덜기 위해 실업자 수를 가장 많이 낸 건설업 분야를 중심으로 한 제2차 경기 자극책을 내놓았다.
전체적인 경기후퇴보다 반년 앞서 당한 건설업계의 불황은 73년3월이래 36만명의 실업자(건설업 관계 취업자 총수는 2백만명)를 냈는데 현재의 수요동향이 계속되는 한 올 겨울 중에 다시 25만명의 실업자가 생길 것이라는 얘기다.
경기 회복책이 건설업계의 경기진작에 중점을 두게 된 것은 건설업계의 불황탈출만이 실업을 동반하지 않는 경기상승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제2차 경기 자극책에 의한 건설투자의 총액은 제1차 대책의 약3배에 해당하는 57억「마르크」. 공공기관·법인 등으로부터 징수한 특별부가세를 재원으로 한 경기조정 준비금이 바닥나 있는 지금 경기 회복책에 투입될 재원의 염출「루트」는 차입밖에 없는 실정이다.
금년도 서독 정부의 예산 중 연방채 발행 규모가 당초의 2백30억「마르크」를 훨씬 넘어 4백억「마르크」에 이르게 된 것은 제2차 경기대책과 세입결함(90억「마르크」)에 원인이 있다.
경기 자극책의 핵심은 주택건설과 도시재개발등의 토목공사로 되어있다.
서독은 지금 새로 지은 주택 중 20만채가 팔리지 않은 채 재고상태로 있어 약4백억「마르크」라는 돈이 묶여 있는 셈이고 이 때문에 주택업계가 부담하는 이자만도 연간 40억∼60억「마르크」에 이르고있다.
도시재개발은 시가지 재정비·건물의 고층화·도로의 지하화·구획정리 등의 토목공사로 현재 50%의 설비를 늘리고 있는 토목업계의 공사량을 확대하는데 뜻이 있다.
겨울동안 25만명의 실업자 발생이 예상되는 건설업계로선 이를 막기 위해 10만채의 사회복지주택 건설이 필요하다는 얘기고 이에 소요되는 예산이 1백40억「마르크」나 되지만 주택분야에 투입될 예산은 20억「마르크」에 불과해 건설업계의 실업은 계속 늘어날 확률이 크다.
따라서 내년 1, 2월의 실업통계에 건설업계의 동향이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에 따라 제2차 경기자극 책의 효과가 판명될 것이다.

<프랑스>소비 자극·설비투자를 촉진|3백억 프랑 투입 금융완화·실업구제
서독에 뒤이어 1주일 늦게 발표된「프랑스」의 경기 자극책은 투입자금이 3백5억「프랑」이나 돼 예상을 훨씬 상회하는 규모다.
서독은 1백억「프랑」이 채못되는 규모니까 서독의 3배가 넘는 규모다.
서독의 경기 자극책이 공공지출을 주로 해서 건설업계를 대상으로 한 조치인데 비해「프랑스」의 대책은 공공업계에만 서독의 총 규모를 상회하는 1백31억「프랑」을 투입하고 그밖에 소비자 즉 설비투자 촉진 등에 1백74억「프랑」을 투입하는 계획으로 되어있다.
소비자극정책은 지난봄부터 불황대책으로 등장한 것인데 가족수당·노령연금의 증액 등을 통해 50억「프랑」을 소비자에게 살포하는 내용이다.
「프랑스」는 종래 설비투자 촉진책을 중심으로 불황대책을 실시해 왔던 것인데 이번에 경기자극 효과가 빠른 소비자극 책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이러한 재정조치에 곁들여 재 할인율을 9.5%에서 8%로, 준비율을 11%에서 2%로 인하하는 등 금융완화책을 쓰고있다.
실업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경기정책의 중점을「인플레」대책으로부터 실업대책으로 옮긴 것도 주목할 사실이다.
이미 세입결함을 안고있는 예산에 이러한 경기 자극책의 결과, 금년의 재정적자는 4백억「프랑」에 이를 전망이다.
경기자극 책의 효과로「프랑스」정부는 실업문제가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낙관하기가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번 조치가 예상을 넘는 대폭적인 것으로 평가되긴 해도「타이밍」이 늦어 경제가 냉각된 터라 경기회복을 위해선 새로운 활력소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강력하다.
불·독의 자극책이 상승효과를 가져와 경기가 회복된다 해도「프랑스」는「인플레」와 국제수지문제로 서독에 비해 많은 약점을 안고있다.
즉 서독으로부터 대폭적인 입초를 보이고있는「프랑스」가 서독의 3배 규모의 자극책을 씀으로써 서독과의 차이를 확대시키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 깔려있다.
서독의 자극 책 규모에「프랑스」가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프랑스」의 재정적자는 GNP의 3%이고 서독은 6%나 된다는「푸르카드」장상의 말대로 재정 면에선 서독에 비해 여유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본경제신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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