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7) 새로운 개척…3 축구선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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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최근까지 국가대표였던 3명의 축구선수들이 「홍콩」의 「세이코·팀」과 계약을 끝내고 곧 떠난다는 「뉴스」를 듣고 새삼스럽게 「축구한국」의 위치와 함께 선수들의 생활주변을 생각해 봤다. 무엇보다도 이들이 「프로·팀」의 「스카우트」대상이 됐다하니 그들이 지닌 개개인의 기량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동남아에 뿌려온 우리축구의 명성을 먼저 살피게 된다.올해의 「메르데카」배 대회서도 한국은 8전전승의 기록으로 우승했지만 그동안 줄곧 쌓아온 선배들의 피땀의 노력이 우리선수들을 「홍콩」의 축구시장에서 유혹하게된 원인이 됐을 것은 너무도 분명했다.
이같이 축구로 국위를 선양한 국가대표들에게는 경제적인 밑받침은 물론 병역의 혜택등 갖가지 사회보장책이 뒤따라야 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자라나는 어린 선수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어야만 하는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달라 생활보장책은 없이 대표「팀」에 있을 때 그것도 이길 경우에만 뜬 구름같은 명예속에 취해 있기 마련이고 지면 아우성 같은 욕속에 몸둘바를 모르게 된다.
그러다가 대표선수에서 탈락되면 헌신짝 취급을 받는 것이 오늘의 냉혹한 실정이다. 이번에 계약을 끝낸 선수들은 아직도 한참 뛸 「중견선수」로 알고 있다. 이들은 대표선수 때도 그랬듯이 매월 6만원대의 각박한 은행원봉급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들었다. 국내에 「프로·팀」이 없다보니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 하겠지만 불행한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겠다. 그런 즈음에 이들이 해외의 「프로·팀」됐으니 퍽 다행이라 하겠다. 그 이유는 이들이 나간다면 축구를 통해 민간외교를 할 수 있으며 침체된 국내축구의 돌파구의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중공의 입김이 거센 국제도시「홍콩」에서의 이들의 활약은 바로 국위와도 관련되기 때문에 그 기대감은 더 크다. 한동안 화려했던 대표선수에서 다시 낯선 해외에 선구자적 자세로 떠나는 이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이들이 밑거름이 되어 더 많은 후진들이 「홍콩」은 물론 남미·「유럽」에도 진출했으면 한다. 민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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