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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효4년 앞두고 박차 나치 전범처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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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나치」제국이 패망한지도 이미 30년-. 「히틀러」의 광신이 빚은 「천년제국의 망상」에서 이웃 여러 나라에 갖가지 범죄를 저질렀던 수많은 전범들이 그 동안 연합국의 전범재판소 혹은 서독의『「나치」범 규명본부』에 의해 처벌되었다.
58년「루트비히스부르크」에 설치된 『「나치」범 규명본부』는 지금까지 약 1만 여건의 전쟁범죄사건을 조사하여 검찰에 넘겼다고 「뤼오겔」본부장은 말했다.
이들 사건은 대부분 구원을 잊지 못하는 옛 피지배국가였던 「폴란드」「체코」등 동구국가에서 제보되어온 것들.
「뤼오겔」본부장은 제보되어온 사건들 중 약 반수가 증거불충분으로 해당국가에 반송되었다고 전했다.
「나치」전범 수사관들에 따르면 이러한 작업의 가장 콘 애로는 혐의자의 범행을 확증하기 위한 증거수집과 이들 증거를 증거로서 채택하기 위한 증인을 끈기 있게 찾는 일이라는 것.
그러나 설령 천신만고 끝에 증인을 찾았다 해도 대부분의 증인들이 악몽의 한 세대가 흐른 지금 이미 아문 상처를 새로 긁어내고 싶지 않아 증인진술을 거부하고있어 이중의 애로점에 허덕이고있다고 수사관들은 말한다.
그렇지만 아직도 「나치」의 잔학행위에 몸서리쳐하는 이웃 여러 나라는 끈질기게「나치」전범에 대한 사건통보를 이 본부에 해온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부터 4년4개월 후인 80년1윌1일부터는「나치」전범처리시효가 끝나기 때문.
따라서 「나치」전범색출에 대한 이웃 여러 나라의 노력도 배가되어 『「나치」범 규명본부』는 지금도 3백16건이나 조사를 진행하고있어 더 분주하게 된 형편이다.
「나치」범 규명본부가 전범을 색출하는 조사과정에서 각국의 해당기관과는 협조가 잘 이루어지고 있으나 유독 동독만은 비협조적이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65년이래 서독이 동독당국에 문의했던 사항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해답을 못 받았다고 한다.
한편 79년12월31일의 전범처리시효만료일이 지난 후에도 새로이 드러나는「나치」범 처리를 맡겠느냐는 동구 각국의 질문은 끊이지 않고 있어 전쟁이 끝난지 한 세대가 흐른 후에도 「히틀러」의 광신이 부른 악몽의 깊이를 엿볼 수 있다.【베를린=엄효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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